결핍의 빛

by 문수인


출근길 매일 지나가는 길에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우두둑 떨어져 있었다. 오색찬란한 나무가 되기 전에 다 떨어져 버린 건 아닐까 걱정하며 나무를 올려다봤다. 다행히 나뭇잎은 여전히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각각의 잎에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었다. 순간 바람이 불며 나뭇잎이 좌우로 미세하게 흔들렸다.


잎마다 고통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벌레가 갉아먹은 상처는 아물지 않고 흉터로 남았다. 그 흔적들을 바라보니, 그 구멍 하나하나가 작고 동그란 창문 같았다. 그 속으로 구름과 바람, 햇빛이 지나갔고, 빛이 스며들었다. 완벽한 나뭇잎에서는 통과하지 못했던 빛이 구멍 사이로 들어오자, 마음 한구석에 웅크렸던 흉터들이 조금씩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고통은 성장의 근원이라고 했다. 수많은 실패와 시련의 과정들을 겪었기에 이전보다 나은 내가 될 수 있었다. 나뭇잎을 보며, 깨끗이 아물지 못한 흉터도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체득했다. 지금까지 나는 상처를 단지 아픔으로만 해석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곤 했다. 그러나 나뭇잎들은 모두 불완전했기에 아름다웠다. 불완전함 속에서 삶은 빛과 연결됐고, 연대를 통해 함께 극복할 수 있었다.


결핍이 있기에 빛을 품을 수 있다. 우리의 아름다움도 다르지 않다.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빛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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