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끼를 다 손수 차려줬다.
아침은 프렌치토스트, 점심은 묵은지 참치주먹밥, 저녁은 고기와 된장찌개를 준비했다. 보통 평일은 아침만 간단하게 차려주고, 저녁은 빨리 퇴근하는 남편이 메인 반찬을 준비해서 밥을 차린다. 주말은 내 담당인데, 보통 주말에 점심이나 저녁은 배달시켜 먹어서 하루 한두 끼만 차린다. 한 달이 아직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엥겔지수가 여행 갔다 온 지난달만큼 높다. 그래서 오늘은 모든 식사 준비를 손수 했다. 냉장고를 털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했고, 평일에 생각났던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
밥을 차리다 보니 새삼 엄마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어떻게 매번 반찬을 10개 넘게 만들었을까. 커다란 쟁반에 반찬을 6개씩 2층으로 쌓았는데 꺼내서 들기에도 벅찼다. 하루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 3번이었지만 가족의 식사를 모두 책임지는 엄마는 하루 종일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애석하게도 우리 집은 기상 시간이 다 달랐다. 그래서 밥을 차리는 횟수는 적어도 7번, 오빠가 집에 오는 날은 10번이 넘기도 했다.
누군가를 위해 밥을 차린다는 건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하루를 같이 살아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밥과 반찬에는 항상 사랑이 있었고, 밥을 차려주는 행위는 응원과 위로로 느껴졌다. 엄마는 밥을 차려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밥을 먹고 있을 때 꼭 식탁 앞에 앉곤 했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 혼자서 밥을 조용히 먹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오히려 엄마는, 내 앞에 앉아 걱정 어린 눈으로 나를 보살폈다.
혼자서 먹는 내가 신경 쓰였다는 것은 어쩌면 엄마도 매일 집에서 혼자 먹는 식사가 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평일 점심때 자주 전화를 건다. 밥은 먹었는지, 수영은 다녀왔는지, 컨디션은 괜찮은지. 매번 똑같고 단순한 질문인데 엄마는 어찌 된 일인지 매번 기다렸다는 듯 대답한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엄마의 사랑에 보답하려면 자주 전화하고 찾아뵙는 수밖에 없다. 엄마가 그랬듯, 나는 엄마의 외로움을 절대로 지나칠 수 없다. 엄마가 오랜 시간 나를 위해 수없이 많은 밥을 차려주셨던 것처럼, 이제는 그 마음을 내가 차려드릴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