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그림자를 따라

by 문수인



아빠의 얼굴은 일 년 내내 여름인 나라에 다녀온 듯 변해 있었다. 뙤약볕에 그을린 흔적이 검게 물들어 더욱 말라 보였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직업 탓에 여름만 되면 팔과 얼굴이 까맣게 탄다. 시원한 곳에서 일하지 못하는 아빠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아픈 마음을 뒤로하고 심술 난 표정을 지으며 “선크림을 발라야지” 하고 잔소리만 했다.



“여름이 얼른 가면 좋겠다.”

아빠가 어제 몇 번이나 중얼거린 말이다. 이번 여름이 유독 뜨거웠을까. 아니면 70이 가까워진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걸까. 힘든 내색을 잘하지 않는 아빠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마음이 미어졌다. 가슴에서 분출되는 아픔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것을, 연신 삼키고 또 삼켰다.



나는 늘 엄마를 더 챙겼다. 아빠는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래 보였으니까. 자주 찾아뵙고 아빠의 손을 잡거나 안아드리며 나름대로 사랑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철 아빠에게 위로나 응원의 말을 한 번도 건네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빠의 그림자를 왜 자꾸만 놓치는 걸까. 그 무거운 그림자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



여름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낮에 땀을 많이 흘릴 아빠를 위해 이온음료 가루를 주문했다. 아빠는 가루를 보며 이제 내 생각을 하겠지. 딸의 사랑이 아빠에게 매일 조금이나마 삶의 활력이 되길 바라본다. 아빠의 그림자를 다 담아내지 못해도, 그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딸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