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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Nov 26. 2019

인적자원 분배 측면에서 본 육아휴직

최근 한국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라면, 출산율 저하와 관련한 이슈 아닐까? 분명 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졌다고 했는데, 내 주변을 보면 자녀가 평균 1.5명은 되는 것 같다. 이따금씩 뉴스에 나오는 통계자료에 의문을 갖다다가도 내 주변의 사람들이 오히려 특수한(?) 상황에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좀 나은 상황인 것인가 반문을 제기하게 된다. 대기업은 그나마 육아휴직 후 복직도 자연스럽고, 무료 사내 유치원도 이용할 수도 있고, 다른 곳에 비하면 좀 아기를 키우기 그나마 수월하다고 해야 하나. 물론 양가 어른들 도움 없이 힘들어 보이긴 했지만 내가 옆에서 주변을 보고 느낀 것은 적어도 부부가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1) 직업의 안정성 (2) 안전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영국에서 어떻게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나 궁금했고, 여성들이 자기 커리어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지도 궁금했는데 마침 내 근처에 여직원 하나가 육아 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했다. 1년여의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직한 이 직원은 아이를 일주일에 2-3일만 널서리에 맡기고 본인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을 선택했다. 풀타임까지는 아니니 일 끝나고 요가를 하는 정도의 간단한 여가 생활도 할 수 있다. 오히려 회사에 나오는 것이 ‘휴식’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 사람의 자리는 계속 보전되어 있었다. 이 직원이 복직하므로 약간 오버된 이 팀의 인력은 그 팀에서 일하던 다른 직원이 다른 팀 전배를 원해 자연스레 이동을 시키므로 해결을 하였다.

남편과 내가 이곳 회사들을 보고 느낀 것은 근로자들, 다시 말하면 인적자원의 효율을 80-85% 정도 맞추기 위해 애초에 직원을 110%-120% 정도를 초과해서 뽑는다는 것이다. 인적자원 자체가 풀로 일해도 효율이 100%가 당연히 안 나오는데, 팀에 누군가 2-3개월씩 병가도 있고, 번갈아 가면서 2주씩 휴가 가지, 육아휴직 쓰지, 그 외 개인 사유로 인한 장기 휴직 등이 있으니 개인적으론 80%도 못 미치지 않을까 싶다. 애초에 기준을 잡을 때, 한 사람의 효율을 100%로 보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업무에 빠진다고 해서 한 명에게 잔여를 몰빵하지 않고 그 80% 정도의 비율을 대충 맞추는...뭐 그런 느낌? 그러니까 누군가 잠시 빠져도 그렇게 부담이 없고, 휴직을 하는 사람도 부담감 미안함이 없다. 다시 말해 특정 누구 때문에 혼자 일 독박 쓰겠네라고 비난하는 것이 없다. 얼마나 서로서로 좋은 전략이란 말인가!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들로 오버해서 사람을 뽑아도 절대로 인력이 100% 가동이 안된다. 아, 회사 입장에서는 고정 비용 지출이 커서 싫어하려나...

한국과 짧게 비교하자면, 한국은 인당 인력의 효율을 (실제로 효율?능률?이 더 높은 것 같기는 함) 대략 100%-120% 정도로 보는듯하다. 이보다 훨씬 높을 수도. 그러니 한 명이 빠지면 150-160%씩 로드가 과중된다.  때문에 휴가를 쓰기에 눈치가 보인다. 누군가 육아 휴직 후에, 복직한다면 100-120%의 업무 로드가 80-90%로 떨어지므로 사업주 입장에서는 자원이 100% 이상 가동이 안되니 효율이 떨어진다 생각할 수도?

사람이 기계도 아니고 어떻게 항상 일정하게 100%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결국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해야 이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자기의 선호와 스케줄에 맞게 워킹 타임을 정해서 비교적 자유롭고 편한 환경에서 일하는 영국의 워킹맘들을 보니, 참 부러운 제도다. 결국 출산율이 높아지려면 엄마가 마음 편하게 일해야 한다라고 혼자 생각해보다가 끄적끄적 거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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