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스윙 Feb 01. 2020

현대 사회 계급론

From BBC Class calculator


가끔은 궁금했다. 21세기 왕족과 귀족이 있는 이 나라에는 다른 일반 사람들에게도 계층이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에 가지고 있는 자본에 따른 계층이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무엇인가 명시하던 정의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침 동료와 대화하다가 ‘Class’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이때다 싶어서 몇 가지를 물어봤다. 일반 인식으로는 크게 세 class로 나뉘는 듯했다. Upper class, middle class, working class. Upper class는 흔히 말하는 귀족, 왕족들. Middle class는 일반 사람들 중 자본이 많은 사람들 (많다는 기준이 참 애매하지만 자가 소유의 큰 집과 차가 있고 통장에 어느 정도 저축액이 있는?) Working class 자기 소유의 집이 없는 저임금의 계층.


어떻게 집이 없을 수가 있나? 싶지만 몇십 년 전까지 모기지 이자가 15%가 넘어가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임금 근로자들이 쉽게 집을 살 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렌트를 쭉 해서 살기도 하고, 은퇴하면 정부 Benefit (임대 같은 것)을 제공받아 살기도 한단다.


내가 들은 것은 Upper middle working 크게 세 가지 정도였고, 궁금해서 명확한 class의 기준을 좀 더 찾아봤다. 궁금해진 이유인즉슨 사람들이 자기가 생각한(?) 혹은 속한다고 Class를 그냥 받아들이고 사는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이 내 눈엔 신기했기 때문이다. 물론 조상들의 덕이 필요한 Upper class의 경우는 못 가더라도, 대출금 할부금 각종 빚과 이자를 갚으며 평생 노동을 하며, 결과적으로 내 연금을 위해 마지막까지 일해야 하는 것을 ‘숙명’ 혹은 ‘운명’으로 여기는 모습은 가끔은 낯설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더 이상의 신분 변화(소득 분위 변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긴 봉건시대인가 생각이 들다가도 반대로 한국 경제가 불안하니 한국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에 더 악착같이 사는 것인가 싶기도 한데... 어쨌든 전 세계 일어나는 일을 클릭 한 번이면 다 알게 되는 무려 21세기에 갖는 봉건(?) 마인드가 신기할 따름이다. 더 이상 계층 간의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사람들 생각에 박혀지는 것. 완전히 숙성된 자본주의의 결과일까?


그러던 중 호기심에 구글링을 하다가 BBC에서  2013년 영국 사람들을 'Crazy'하게 했다는 Calculator를 찾게 되었다. 일명 BBC's social class calculator,  재정상태만 고려하는 미국과 다르게(?) 사회적 인맥, 문화적 수준이 함께 고려된다고 한다. 참여한 런던정경대 사회학 교수는 기존의 3 클래스는 현실과 맞지 않아, 21세기에 맞게 Class를 나눈 것이라고 한다. 영국인 161,000을 조사해서 만들었고, 나도 심심풀이로 해봤는데 결과가 제법 흥미롭다. 2013년 공개되었을 때 가히 사람들을 놀래킬만한 조금은 잔인한 계산이었겠다 싶다.


/BBC Class Calculator 내 위치 알아보기 정보 https://www.bbc.co.uk/news/magazine-22000973/


전체를 요약하자면 현대 영국은 총 7개의 그룹으로 계층을 나눌 수 있고 각 그룹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Elite - 영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특권층에 있는 집단. 사립학교와 명문대를 나왔으며 클래식 음악을 듣고 오페라를 관람하는 등의 문화 활동을 한다.

Established middle class - 가장 사교적이며 두 번째로 부유한 그룹. 전통적인 전문직의 직업군이 많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문화활동의 범주가 크다.


Technical middle class - 새롭게 생성된 중산층 그룹. 소셜미디어나 새로운 문화를 선호한다. 주로 과학, 기술 산업 군에 종사하며 기존 배경도 중산층인 경우가 많다.


New affluent workers - 흔히 생각하는 부자는 아니지만  재정적으로 비교적 건전한 그룹. 이 그룹은 사회적이고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다. 어느 그룹, 조직에서나 중간 위치에 속한다. 주로 부모가 워킹 클래스였던 경우가 많다.


Traditional working class - 가장 나이가 많은 그룹. 자가를 소유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를 즐기지 않고, 직업군으로는 화물 운송업, 청소, 수리공 등을 포함된다.


Emergent service workers - 아주 사회적이고 문화 집중적인 가장 젊은 그룹. 그래서 이들은 굉장히 다양하게 많은 사람을 알고 있으며, 문화적 활동 범주도 넓다. 그러나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Precariat - 가장 가난하고 궁핍한 집단. 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양한 문화적 활동에 관심이 없다. 이들의 80% 이상은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한국에서 금수저니 흑수저니 나누고 있고, 사회적 불평등을 한참 논하고 있는 반면 영국은 어떻게 보면 조금은 잔인하게 (?) 교수들이 Class를 구분하여 공식적으로 발표까지 하였으니 씁쓸하면서도 요상할 따름이다. 지금이 봉건시대도 아니고 그깟 신분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냥 행복하고 즐겁게 살면 되지 하면서도 한편으론 좀 더 상위 그룹에 내가 들어갔으면 하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닐까. 결국 예나 지금이나 계층은 있기 마련인가 보다. 몇 백 년 뒤에 교과서에 -21세기 조상들은 소득, 인맥, 문화에 따라 7가지 계층이 있었다-라고 설명이 되어있으려나 ㅎㅎ문득, 저 분류표를 보니 이곳 사람들이 그냥 자신의 위치를 적당히 파악(?) 하고 묵묵히 살아가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국꼰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