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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Feb 09. 2020

호모 루덴스를 꿈꾼다.


*호모 루덴스 Homo Ludens : 노는 인간, 놀이하는 인간을 지칭한다. 요한 호이징하가 1938년 출간한 책 '호모 루덴스'에서 생긴 말.


최근 들어 놀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 커졌다. 놀면 뭐 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노는 데는 끝이 없다. 한국에 있을 때는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조금 부족했던 탓일까 시간이 없어서 충분히 못 논다고 생각해서 '내 시간'을 찾기 위해 영국으로 넘어왔는데... 사람이 간사한지 조금 늘어난 이 시간도 이제 또다시 부족하다. 주어진 것에 만족을 못 하는 것이 나의 성향일까 생각했는데, 하루에 일정 시간 근무하고 정해진 휴가를 1년 중 사용하는 이러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런) 것을 20세기 공장 자본주의라 한다. 그 이전 노동력이 부족한 시기에 노예들을 끌어모아서 손을 채우다가, 노예제도가 위법이 되면서 다시 일손을 채우기 위해 근로자들을 직장에 속박시키도록 만든 이 체계가 사실은 현대에 이르러서 각종 사회제도 4대 보험, 연금을 포함해서)와 함께 정착이 되었다 (소득의 미래, 이원재 저).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고용과 취업이라는 제도가, 인류의 역사를 생각해봤을 때는 비교적 최근의 사회정책이니까... 역시 내가 자꾸 놀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이었어.


어쨌든 계속 놀고는 싶고, 여러 가지 새로운 다양한 경험도 최대한 해 보고 싶고, 그렇지만 경제적 수입도 안정되게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일을 하는데 또 한 직업 혹은 직장에 쭉 있는 것은 지루하기도 하고.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내 직업이 과연 나중에도 지속되기는 할까라는. 어떤 괴리감 속에서,  사실 이런 고민은 꽤나 오랫동안 해왔음  주변과도 얘기를 해봤는데  딱히 갈증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옛날처럼 직업이라는 것이 자아실현의 수단이냐, 또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일이 일인 것이지 굳이 다양한 것들 중 내 자아를 일에서 찾아야 하는 것인데? 물론 그런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그러던 중, 조금이나마 나의 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을 최근에 몇몇 접했다. 나의 이러한 고민과 생각이 '밀레니얼 세대' 가 많이들 생각하고 있는 공통점이란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어딨니 나 같은 밀리니얼들. 감추고 사는 건지 왜 주변에서 찾기 힘든 걸까. 생각과 현실은 다른 것일까. 


맥킨지 & 컴퍼니 (https://www.mckinsey.com/industries/consumer-packaged-goods/our-insights/true-gen-gen


어쨌든 내가 속한 바로 그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징은,

-세계화의 발전과 자라왔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데 국경이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나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관심이 많다.

-워라벨을 중요시한다.

-경제적 이득을 떠나 자기개발을 중요시한다.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다.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이다.


(출처: https://www.credit-suisse.com/about-us-news/en/articles/news-and-expertise/supertrends-millenials-values-climate-protection-201706.html)



심지어 어떤 이는 말한다. 밀레니얼은 다른 그 무엇을 희생하더라도 경쟁하고, 앞서나가며, 성취하고, 개인적으로 안정을 얻고, 편안함을 쟁취하고 싶어 한다 (밀리니얼 선언, 맬컴 헤리스저). YOLO (You live only once)와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는 어쩌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현상일 수도.

나는 밀레니얼 세대의 완전 중간이다. 다른 세대와 경계선에 있을 리가 없으니 밀레니얼 그 자체다 (88만 원 세대와 90년 대생이 온다 그 중간 어디 쓰음). 결국 종합해보면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안정과 현재의 경험을 더 추구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신기하리만큼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행동방식과 비슷하다.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갖는 공통된 습성이라니 신기했다. 공통된 환경이라는 것이 사람의 가치관 형성에 무시 못 할 기여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나의 주변에서는 딱히 찾을 수 없었지만, 밀레니얼 세대들의 관련 서적을 보면 나 같은 사회 불만자들이 많았다. 나의 성격이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안도(?)를 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놀고 싶어 하는 나의 현재 마음가짐을 정당화했다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이 밀레니얼 세대들이 나이를 먹어  40이 되고 50이 되면 또 어떤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며 살까 호기심 반 걱정 반이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던 맬컴 해리스가 '결국 우린 망했어!'로 결론을 냈다. 난 아직 망했어 까진 안하고 싶은데... 내 결론은 보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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