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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Apr 20. 2020

자본주의의 민낯


어제 공식적으로 Lock down 3주가 연장되었다. 매주 금요일 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특별한 업데이트가 있으면 업데이트를 해주고 건강 상태와 신변을 확인하는데 월급이 20% 정도 까져서 들어온다는 것 말고는 딱히 업데이트가 없었다. 이것은 3월 초에 미리 들었던 바이고 서명을 했던지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일을 안 했는데, 80% 정도까지 보전을 해준다니 좀 의아하긴(?) 했지만 정부에서 풀은 돈으로 회사들이 사람들을 해고하지 않도록 지탱하는 것이라니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  남편의 경우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0%를 삭감시켰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보니 회사마다 현재 위기를 대처하는 자세가 케바케이다. 런던의 한 금융권에 일하고 있는 한 친구는 당분간 급여가 40% 삭감이라 한다. 돈 많이 주는 겉이 번지르르한 회사인데 바로 40%를 쳐버리다니, 정말 금융권은 돈 관련해서는 잔인하다. 

나의 경우 Furlough라고 처리가 되는데, 얼마 전 한국경제에서 한 기자가 이를 '일시해고'라는 말로 표현해서 당황스러웠다. 사전 그대로 해석한것 같다. 기사에서 한국의 무급 휴직과 비교를 했는데, 한국의 무급휴직과 영국의 Furlogh leaves를 모두 경험해본 당사자로서 고용보험뿐 아니라 일단 급여가 지금 되느냐 안 되느냐에 계약서 유무까지 많은 차이가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정보를 얻고 썼는지 내용을 읽고 기레기스러움에 놀랐다. 

내가 여기서 느낀 동양인의 특징 중의 하나는 저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인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동양 사람들이 그러하다. 보통 월급을 받고 비상금 개념으로라도 돈을 저축하는 습관이 있는 반면, 서양 쪽에서는 저축을 많이 하지 않는다. 연금을 많이 신뢰한다 (참고로 이들이 가입한 연금도 ETF나 채권과 같은 것으로 들어가 있다). 복지체계가 잘 되어있다고 믿기 때문에 저축을 더 안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요즘 드러나고 있지만. 그러다 보니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듯하다.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 런던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미 1주일 동안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한다. 식료품 값 저렴한 이 나라에서 음식 사 먹을 돈이 없다니... Universial credit이라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돈을 지원해 주는 것 같은데, 집값 내고 보험료 빠지고 하면 사실 식료품을 위한 돈이 없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몇 달도 아니고, 1-2주 정도 버틸 여윳돈이 없을 수 있을까 싶지만 그 수가 우리의 생각보다 많은듯했다. 세상에는 내 상식 밖의 일들이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국 정부에서는 이들을 최대한 지탱하기 위해, 그리고 사회 혼란과 불안정한 치안을 막기 위해, 돈을 열심히 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정부가 초반에 사람들의 Health보다 Wealth에 초점을 맞춰 브리핑을 한 것이 이제 이해는 간다.   


우리는 외국인이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전혀  없다. 다만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복지국가라고 생각했던 유럽이 사실 얼마나 취약한 곳인지 그리고 그 복지라는 것이 제대로 배분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소득층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그 누구보다 취약하지만 실상 크게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서유럽, 영국에서 말이다. 자본주의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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