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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May 18. 2020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역설

문득문득 집에 있으면서 생각하다 보면 짜증 나는 것들이 있다.

한국 언론을 보면 자꾸 외국에서 한국방역 극찬을 했다고 하는데,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국에서는 아니다. 한국 언론도 좀 과장이 심한 것 같다. 영국에서는 자국의 상황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말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정치인들이라 다른 나라가 우수하게 방역한 것은 겨우 한 줄 내가 검색해서 찾아야만 볼 수 있다. 거의 언급을 안 해준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 최근 이태원발 확진자가 증가하니 영국 많은 뉴스 헤드라인에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대부분 나라에 대해서도 그렇다. 눈에 띄게 언론들이 편향 적이다. 자국 우월주의란 이런 것인가. 비록 내가 세계대전 당시의 제국주의를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것보다 논조가 훨씬 심했을 것이니 가히 짐작은 된다.


자꾸 개인 정보보호 요구하는데, 애당초 이들의 개인 정보가 진짜 보호되었는지도 의문이다. 내가 영국에서 지내는 동안 내 정보가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든 적이 없다. 차 번호로도 추적이 가능하고, 주민등록증은 없지만 NI no.로 개인 정보도 어느 정도 판별 가능하고, 어디 가입하거나 등록하려면 결국 ‘정보제공동의’를 해야 진행이 가능한 게 대다수고, 일처리가 느려서 전세입자 전전세입자 개인 편지를 우편함에서 받은 경험은 일상이라 셀 수도 없다. 가끔 내 개인 편지나 은행문서들도 그렇게 될까 봐 불안했다. 그래서 그런지 보이스 피싱이나 스팸, 문자, 전화, 메일이 한국보다 월등히 많다. 수법이 유치하고 허접하긴 하지만. 도대체 이들이 어떤 개인 정보보호를 요구하는지 어불성설이다. 그냥 단순하게 정부와 언론에 선동된 사람들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일반 사람들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동양문화권은 정부의 권한이 개인의 자유보다 우선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한국의 감염경로 추적에 대해서 초반부터 말들이 많았다. Dictator같다는 말은 회사에서도 들었기 때문에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은 그다지 놀랍지도 않았다. 3개월 정도 지난 지금에서야 영국에서도 추적 어플을 사용한다고 테스트 진행 중인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히 심하다. 여기서 나는 또 의구심이 생긴다. 자신들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아마존,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링크드인, 인스타그램에는 어떤 대가도 없이 핸드폰 번호, 주소, 개인의 취향, 현재 감정 상태, 직장 이력, 교육수준 등의 개인에 대한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어쩔때는 돈을 내면서) , 심지어 내 모든 취향을 분석하도록 추적을 당하게 내버려 두면서, 생사가 달린 보건을 위해서 개인 정보 일부를 활용하겠다는데 그걸 왜 결사 반대 하는 것일까?

기업에는 제공할 수 있지만, 정부에는 제공할 수 없다?

이들이 IT기업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받는 욕망의 서비스 가치가 정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받는 건강에 대한 서비스 가치 보다 우위에 있는 것일까?

내 정보가 사익을 위해서는 제공될 수 있지만, 공익을 위해서는 쓰일 수 없다는 것일까?


이쯤 되니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정의 Definition’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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