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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Oct 07. 2020

영국의 SOC 산업과 엔지니어의 수요


자주는 아니지만 아주 가끔 영국 혹은 해외로 취업을 생각하는 한국의 지인들이 연락을 해 온다. 아무래도 전 직장이 주로 SOC 관련된 산업이다 보니, 요즘 경기도 안 좋고 산업 자체가 한국에서는 쇠퇴 산업의 이미지라 그런듯싶다. 이미 같이 입사한 동기들은 대리, 과장 정도가 되었는데 아직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산업 구조상 공대에서 전자전기를 제외한 나머지들은 취업하기도, 취업해서도 빡빡한 구조인데 영국은 예상외로 전공 불문 엔지니어들이 환영받는다. 국가 대표 산업이 금융, 패션등 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미 개발이 될 만큼 된 영국이지만 영국의 SOC 산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이미 고속도로도 깔릴 때로 깔렸고, 고속 열차, 발전소도 꽉 찼지만 계속한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일 것이고, 시대가 변하는 것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사회기반시설도 개발을 시키려는 것도 있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는 HS2와 에너지 인프라다. High speed 2 (HS2)는 기존 고속 열차의 구간을 더 확장시켜 런던에서 중부를 거쳐 스코틀랜드까지 이어지는 구간과 그 사이사이 도시를 360km/h 속도의 고속 열차가 닿도록 하는 것인데, 2035년까지 완공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다양한 회사들이 참여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두 번째는,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산업이다.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려 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 풍력발전과 원전을 비롯한 클린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유럽은 코로나보다 기후변화가 사람들에게 더 시급한 문제라는 최근 설문조사도 있다). 최근 한전에서 들어오려고 했던 Moorside 원전도 그 대표적인 예다. 탄소 zero는 어디서나 단골로 나오는 주제이기 때문에 사실 모든 산업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석 에너지로의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에너지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많이 보인다. 조심스럽게 추측해 보건대 유럽에서 탄소 배출 0를 달성하면 그 이후로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세(Carbon tax)를 엄청 때리지 않을까 싶다.


세 번째는 이미 수명을 다한 발전 시설들을 폐쇄 및 해체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리버풀과 런던에 있는 테이트 모던처럼 문화 예술 시설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원자력의 경우 안전하게 사후 처리를 하는 방법을 천천히 개발 및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전 세계에 있는 노후 원전을 모두 폐쇄해야 하니 필수적이나 Case가 많지 않아 많은 세금을 쏟아붓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 한국의 원전 해체와 관련해서도 영미권의 회사들이 새 먹거리로 진출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돈 냄새는 아주 귀신같이 맡는...).


결국 이 모든 SOC 산업은 결국 토목 건축 기계 전기 화공 모든 공학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여러 엔지니어들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특정한 전공을 많이 뽑을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큼지막한 국가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문서를 처리하는 IT 회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컴퓨터 IT 전공자들도 필요하겠다. 한국에서 프로젝트 할 때 늘 Lesson leart으로 언급되는 사안이었는데, 영국에서는 솔루션 만들어 하나씩 아주 천천히 적용하여 산업을 확장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사실 흠칫 놀라기까지 했다. 그동안 느리고 답답하고 책임 미루고 험담하는 문화를 욕한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집요하지만 천천히 산업을 확장/발전시켜 더 나아가 새로운 것을 어쨌든 창출한다는 것이 조금 소름이 끼쳤달까. 아무리 영국이 지는 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시할 수 없는 데에는 이들의 이런 저력 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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