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스윙 Dec 10. 2020

탄소 갑질의 시대가 온다?

마트에 가보니 생 크리스마스트리 판매를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플라스틱 트리도 쓰지만 생나무도 크리스마스트리로 많이 쓴다. 구매한 나무는 플라스틱 홀더에 지지해서 유지하고, 버릴 때는 지역마다 처리하는 지역이 있어서 나중에 한곳에 모아 버린다. 한마디로 한 철쓰고 버리는 것이다. 가격은 플라스틱 트리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작은 것은 대략 £10부터 시작을 한다. 어떻게 이런 생나무 공급이 가능이 한 걸까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어느 날엔가 스코틀랜드 가다가 트리용 나무를 키우는 농장을 보았다. 나무를 사이즈 별로 키우다가 일정 기간이 되면 나무를 베어 그 근방 산(?) 언덕에 가까운 부지가 벌거숭이가 되는데 그렇게 흉할 수가 없다. 차라리 좀 오래 쓰는 플라스틱 트리가 나은 것일까 생나무를 키우고 버리고 매년 반복하는 게 나은 것이 나을 것일까?


영국은 2050년 탄소제로를 위해 2030년부터 내연기관 차를 허용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10년이라는 유보 기간 동안 디젤과 휘발유 차를 정리하라는 말로 받아들였다. 우리도 차를 그 안에 한 번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던 와중이었는데 그렇다면 옵션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정도가 남는다. 알아보니 하이브리드는 2035년 이후로 허용이 안된다니, 정말 강력하게 완전 탄소 제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2035년 이후로 영국에서는 전기차만 볼 수 있을 것 같다. 14년여 남았다 생각하니, 주유소를 안 가는 그날이 멀지는 않은 듯하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의 전기차에 대한 가격 접근이 10년 전후로 얼마나 가능할까?


이렇게 탄소 규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영국인데, 생활하며 항상 아이러니한 것이 플라스틱 쓰레기와 포장재가 진짜 어마어마하다. 플라스틱 전세계 사용량은 전체 2위다. 이 많은 생활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기는 하는데, 영국을 돌아다닐 때도 매립지 하나 안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처리를 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영국은 이러한 각종 쓰레기들 이를테면 플라스틱을 포함한 생활 쓰레기, 의료 쓰레기, 전자제품 대부분을 예전엔 중국 지금은 말레이시아 터키 등지에 컨테이너로 싣어 버리고 있었다. 내가 의구심을 항상 갖던, 재활용도 안 하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 대부분이 영국에서 처리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흠칫 놀랐다. 이렇게 지구 반대편에서는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버려대고 있었으니, 한국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분리수거하던 것이 헛고생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선도해서 전세계 탄소제로를 이끌고 있으니 뭔가 좋아 보이기는 하는데, 이제 막 경제발전을 하려는 중진국들은 솔직히 뭔 죄인가 싶다.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선진국들은 발전 끝났다고 굴뚝산업을 정리/금지하고, 기후변화 언급하며 본인들은 돈 있다고 또 쓰레기는 자기들 주변에 버리는 꼴이니 굉장히 억울할 것 같다.

  

물론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하는 실제적 모습이 아주 ‘가끔’ 보이긴 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 동물보호 친환경을 주장하는 바디용품 만드는 곳인 러쉬다. 이곳에서는 온라인 배송을 하면 ECO POD라고 불리는 스티로폼 비슷한 충전재가 가득 채워진 택배를 보내주는데, 사실은 감자 전분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분해가 되니 화분에 뿌려서 처리를 하면 된다.


이러한 노력이 일부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영국이 추구하는 것은 자국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지 지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심이 아주 강하게 드는 요즘이다. 어차피 세상은 강한자 위주로 돌아간다 하지만 어째 느낌이 싸한 것은 나뿐일까? 자신들이 목표를 먼저 달성하고 큰소리치는 순간, 바로 그때가 탄소로 갑질하는 시대는 아닐는지.


















매거진의 이전글 상관없는 것 아닌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