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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Feb 18. 2021

The crown 시즌 4_대처의 신자유주의와 능력주의


개인적으로 영국의 역사 정치 문화적인 것을 이해하기에 넷플릭스의 시리즈 중 The crown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올해 시즌 4가 끝났는데, 이번 시즌은 특히 마가렛 대처 전 수상의 이야기가 있어서 기대가 컸다. 또 다이애나비에 대한 내용도 있어서 매 회마다 영국 왕실에서 사실이다 아니다 이슈가 가장 많이 되었던 시즌인 것 같다.


대처에게 관심이 많았던 이유는 첫째로, 영국의 첫번째 여성 수상이었으며 무려 3번이나 연임한 사람이기에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다. 비록 테레사 메이도 사퇴를 하긴 했지만 메르겔만큼 강하고 야무진(?) 여성 지도자의 느낌이 있었는데, 이보다 더 강렬하게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처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그 호기심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두번째로는 영국의 오늘날 경제 산업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 대처라 하니 (미국의 레이건과 함께), 도대체 어떤 의도와 배경이었는지가 궁금했다. 심지어 대처는 영국의 신분 구조에서 귀족도 아니었고 평민(?)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보수당에서 신자유주의를 이끌었다는 것이 특히나 좀 의아했는데 드라마에 그려지는 캐릭터를 보니 정말 철의 여인임이 강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다.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1970년대 말 영국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국유 기업들이 경영이 어려워지자 세금으로 이를 융통하고 있었는데, 이때 대처가 등장하여 전면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롤스로이스를 비롯하여 철도와 수도를 민영화하였고, 공공 주택 또한 민영화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서민들이 집을 소유하게 되며 뒤이어 이어진 부동산 광풍으로 집값이 대거 상승하며 대박을 터트리게 되었다 (한국의 벼락부자와 벼락 거지가 생각났다) 이 정책으로 인해 적지 않은 중산층들이 자본의 소유주가 되며 영국에 '대중 자본주의'가 자리 잡게 되었다. 집값이 상승하며, 가계소득과 자산이 증가하니 대출이 증가했고 소비 또한 증가해서 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지만 후에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자 파운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게 되는데, 다시 말하면 거품이 빠지면서 주택 가격이 급락하며 이는 90년대 초 또 다른 경제 불황을 초래하게 되었다. (출처:https://econ.economicshelp.org/)



Self-interested people who are trying to better themselves that is the engine that fires a nation

                                                      The crown 시즌 4 마가렛 대처의 대사 中



당시 대처가 가지고 있던 모토,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철저히 능력주의라는 것이다. 개인이 성취하는 것과 부의 역량은 철저히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인데 최근에 와서 빈부격차와 기회의 불균등이 워낙 심해지니 현재는 이 논리는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의 방아쇠를 당긴 주범으로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불평등을 보면서도 눈을 감는 엘리트들의 주문인 '규칙을 지키며 열심히 일하는 자는 누구나 자기 재능이 허용하는 한도까지 성공할 수 있다가' 가 세계화 속에 전리품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자극 한 것이다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中).


대처가 이끌었던 능력주의와 신자유시대의 치명적인 단점은 30여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분명하게 드러났다. 영국에 산 지 고작 4년 차로서 현재 영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아직 파악을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파악하고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시도할 수 있는 근간에는 은연중에 사람들에게 깔려있는 인식도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미국인은 다른 대부분의 국가 국민들보다 자수성가의 능력을 많이 믿는다. 과반수의 미국인은 '인생 성공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더 많이 좌우된다'라는 말에 반대한다. 반면 대부분 유럽 국가의 국민들 과반수는 성공이 자신의 통제 범위 밖의 변수에 따라 주로 결정된다고 본다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中). 애초에 너는 귀족이었으니, 왕족이니 하는 출신에 따른 구분이 있으니 내가 지금 덜 부유하게 사는 것은 내 능력 의지와 상관이 없었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사회가 공정하고 비교적 기회가 균등해서 자수성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사회 혹은 한국에서는 덜 부유하게 사는 것이 곧 내 능력 부족, 내 노력 부족이기 때문에 실패하면 모두 내 탓이 된다. 그리고 소수의 엘리트들은 정말 오롯이 순수하게 나의 능력이 뛰어나서 성공을 이룬 것으로 '착각'을 하며, 자연스레 이를 자식에게 대물림하려 한다. 이는 신자유주의의 단점인 불평등을 현재의 미국처럼 더 공고히 할 것이 뻔한데, 한국 사회 전반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이런 인식이 팽배히 깔려 있으니 도대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고 말할 기회는 있는 것일까? 결국 모두들 마지막 부의 수단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공정해 보이는, 부동산과 주식에 매달리는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결국 마가렛 대처는 시장 개방과 능력 경쟁주의를 발판으로 인플레이션을 눌렀지만 결국 본인이 내세운 논리가 돌고 돌아 다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오늘날의 불평등이라는 결과를 냈다는 것에서 개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해답은 '절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영국과 미국이 항상 다양한 정책과 시도를 처음으로 시작해 나가는 시대에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영국은 자기네가 항상 먼저 무엇인가를 앞서서 해야 한다는, 어떤 우월주의와 선민의식 있다. 마치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도한 것처럼), 조금이나마 인사이트를 얻어 뒤이어 이를 쫓아가는 한국에 비추어 생각을 해본다면 이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어찌 됐든 아직 보완되지 않은 신자유시대, 능력주의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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