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스윙 Feb 18. 2021

나이를 먹는다는 것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지난주에는 엄마랑 전화하다가 같은 동에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동은 이상하리만큼 사람들이 이사를 잘 안 가서, 20년 가까이 얼굴 알고 지낸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최근에 돌아가신 노인분들만 세명이다. 분명히 내 기억엔 (그러니까 중, 고등학교 정도의 기억) 짐작건대 어른들 나이가 대략 60대 정도? 많아야 70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분들이 하나 둘 돌아가셨다 생각하니 흠칫 놀라면서도 사실 시간이 20여 년 흘렀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


내가 지나온 시간만큼 나이 먹는 것은 생각을 안 하고, 다른 사람들은 나이가 들었다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다가 갑자기 문득 현타가 왔다. 기억에 생생히 존재하는 부모님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보다도 내가 중, 고등학교 시절인데 생각해 보면 그때 부모님의 나이가 40대를 거쳐가는 상황이었으니, 얼마 안 있어 내가 맞이해야 할 나이다. 사람 인생이 짧다는 것, 한 '순간'이라는 것이 정말 많이 와닿았다. 이렇게 코로나를 몇 년 보내고 그냥저냥 어떻게 살다가 갑자기 40대를 맞이하고, 아 벌써 40이야! 라고 할 날이 머지 않았다 생각하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인데, 과연 인간은 정해진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까 문득 궁금해졌다.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 등을 빼고 오롯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굳이 거창한 것이나 일이 아니고, 그냥 멍 때리기나, 수다떨기나 취미활동 등을 포함한 소소한 재미를 포함해도 사람은 한 인생 동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시간이 굉장히 적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구글링을 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이와 비슷한 조사를 해서 올려놨다 (항상 생각하지만 영국은 참 이런 이상하지만 궁금한 것들 잘 만든다).


출처: Time Use - Our World in Data


우리가 영국에 온 이유 중의 하나는 '내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돈은 누구나에게 평등하지 않지만 시간은 누구나에게 평등하니까, 내가 가질 수 있는 '시간' 특히 이 젊음의 시간만이라도 오롯이 내가 활용하고 싶었다. 지금 내가 번 그 시간만큼 얼마나 잘 누리면서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건 아마 몇 년 뒤에나 판단할 수 있을 듯. 다만 현타가 왔으니 각성하고 내가 재밌어하는 걸 더 찾아봐야겠다, 생각보다 인생은 짧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식투자 실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