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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Jun 02. 2021

바글바글, 리버풀




Bank holiday가 껴있는 연휴의 시작. 항상 신기한 것이 연휴나 주말만 되면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다. 어김없이 이번 주말도 날씨가 좋았고, 아침밥을 든든히 챙겨 먹으니 더 신바람이 난다. 나와 같이 이런 날씨를 만끽하러 온 사람들이 역시나 이번 주도 많았기에 고속도로는 차로 붐볐다. 이번에는 쇼핑 겸 바람 쐴 겸 리버풀로 향했다.


예전에 갔을 때는 머지 강변을 따라 아래쪽, Water street 근처를 돌아다녔다면 이번에는 Upper Duke street 쪽을 돌아보기로 했다. 위쪽 높은 지대에 있어서 밑에서 돌아다닐 때는 성당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위쪽에 엄청나게 큰 현대식 느낌의 리버풀 성당이 있었는데 1900년도 초반에 지어졌다 하니 대략 100년쯤 된, 이 동네에선 꽤 신식 성당인다. 다행히 내부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어슬렁 어슬렁 성당 내부 스테인 글라스와 건축물을 구경하고, 마침 내부에서 채플 준비를 하고 있어 홀리한 분위기 물씬 풍기는 성가대의 노래도 들었다. 오르간 소리가 그 큰 성당에 웅장하게 퍼지니 괜히 경건해지고 홀리홀리한 느낌이 든다.

보통 유럽 성당에는 옛사람들의 염원(?)에 따라 죽어서 성당 근처에 묻히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는데,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성당 밑에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나게 많은 묘들이 있다는 내용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리버풀 성당은 특이하게 지하 부분을 깊이 파내서, 성당 아래로 이어지는 공원에 묘지를 크게 오픈해 놓았다. 을씨년스러운 동굴을 따라 걸으면 묘비가 쭉 이어져 나오는데, 여느 유럽의 공원처럼 사람들이 여기서 애정행각도 하고 밥도 먹고 산책도 한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묘지가 있는 공원은 다른 곳보다 음기가 서린달까 더 추운 느낌이다.


Upper Duke street에는 외부에서 먹을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식당이 많다. 다만 예약을 안 하고 오후 1시 넘어가서, 슬쩍 껴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았으나 전부 예약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다음으로 미루고 그냥 Take away를 하기로 했다.



#반미 #VietNom. 베트남식 샌드위치인데, 꽤 괜찮아 보이는 반미 가게가 있어 사가지고 나와서 성당 근처에 앉아 먹었다. 야채도 듬뿍 넣어주고, 양도 푸짐하고 맛은 있었는데 반미가 심하게 컸다. 빵과 빵 사이의 야채를 절대 함께 먹을 수 없는 사이즈라 세 번에 나누어 먹는데도 너무 크다. 어떻게 입을 크게 벌려 꾸역꾸역 먹긴 했는데, 바게트 빵 때문에 입천장이 다 까지고, 턱을 하도 벌려서 턱관절이 너무 아팠다. 점심을 먹은 건지 구강운동을 한 건지 모르겠다.


커피를 한잔 먹기 위해 Liverpool Centre로 향했는데, 리버풀에서도 사람들이 잔뜩 모여 시위를 한다. 이들의 목적은 Freedom이다. 마스크로부터의 Freedom 인지, 구체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마다 피켓이 달라서) 저 대규모의 인파가 광장을 한 바퀴 돌고 다녔다. 과격한 무력시위라기보다는 그냥 행진에 가까웠다.


#BoldStreet 에는 편집숍과 작은 식당들이 주를 이루는데, 정말 사람이 많다 못해 터지기 직전이었다. 외부 취식만 가능하니 그 좁은 골목에 모든 테이블이 나와 있어 엄청 붐비고, 심지어 Street을 빠져나오는 동안 마스크 쓴 사람은 보지도 못했다. 코로나고 뭐고 여기는 그냥 다른 세상인 줄 알았다. 이름 그대로 용감한 거리다.



#러쉬 #Lush 겨우 번잡한 곳을 빠져나와 이리저리 쇼핑을 다니다가 엄청 큰 러쉬 매장이 있어 들어갔다.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러쉬 스파와 러쉬 카페도 운영을 하는데 (지금은 영업중단) 여기가 세계에서 젤 큰 러쉬 매장이라 한다. 젤 큰 곳답게 구경할 것이 가득한데, 입욕제 종류가 다른 곳보다 다양하기도 하고 전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놔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테리어 또한 특색 있는데, 누가 봐도 친환경 에코에코 천연 천연 깨끗하고 순해라는 느낌을 주는, 물건파는 상점이라기 보다 전시회를 보고 온 느낌이었다.


종일 날씨가 좋았는데, 마침 집에 가려 하니 생긴 먹구름과 비. 날씨 타이밍 한번 잘 맞춘 것 같아 괜히 뿌듯했다. 역시 날씨 좋은날 노는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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