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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Jun 02. 2021

기후변화 액션 캠페인 동참하기



최근들어 기후 변화를 대하는 나의 생각이 좀 더 예민해졌다. 예전에 리서치 때문에 가입해서 이런저런 단체에서 메일이 종종 오는데, 이번 기후협약 회의를 11월 글라스고에서 한다고 캠페인을 하길래 동참하기로 했다. 사실 동참이라는 것이 크게 대단한 것은 없다. 나는 그냥 계속하던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귀찮더라도 행동으로 실행해 보는 것이다. 아무런 행동을 하지도 않고 나중에 욕하고 탓하기보다는 뭐라도 해보고 욕하던 궁시렁거리는 것이 내 성향에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2018년 인당 CO2 배출량 (단위: in metric Ton) 출처: https://www.statista.com/


영국은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검소한 편이지만, 특히나 기후변화에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사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에너지를 비롯해 자연스레 이것저것 절약하는 습관을 우리도 들이게 되었다. 이곳에 살며 체득하게 된 것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영국의 개인별 탄소 발자국은 한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한국의 탄소발자국은 흔히 알고 있는 산유국과 비슷한 수준인데, 생활수준에 비해 탄소 절감에 대한 논의가 많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으나 산유국도 아닌데 저 정도 수치라면 나중에 감당해야 할 세금이나 사람들의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 안 남기기


우리 집의 잔반은 제로에 수렴하는 수준이다. 재료 손질하면 나오는 것과 과일 껍질이 대부분이다. (영국 대부분이 그렇듯) 냉장고가 작아서 어쩔 수 없이 냉장고 상황을 쉽게 파악하는 것도 있지만, 둘 다 최대한 안 남기려고 노력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이 기후변화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어떤 식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탄소 발자국을 (비료, 생산, 운송, 포장)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을 내 허용범위만큼 적당히 소비하는 것이 곧 개인의 탄소 소비량을 줄이는 셈이다.


· 전기 Tariff 바꾸기


영국은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가 여러 곳이기 때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그 회사 홈페이지만 가서 쓱 봐도 어떤 에너지원으로 전기를 공급해 주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를 100%로 하고 있는 Bulb를 이용하고 있는데 여러모로 만족하기 때문에 딱히 바꿀 생각은 없다. 내가 소비자로서 많은 회사 중에서도 이 회사를 이용하면, 적어도 해당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모토와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니 소비자로서의 의견을 일부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 에너지 절약하기


초반엔 솔직히 좀 귀찮았다. 영국에서는 Economy 7 라는 것을 이용하면 저녁에 벽돌 같은 것?에 열을 저장해 놨다가 낮에 저장해 놓은 열을 사용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자기 전에 맞춰서 설정해 놓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다. 초반엔 까먹고 설정을 안 해 놔서 한겨울 낮에 덜덜 떨거나 온수가 안 나오는 불상사도 간혹 있었는데, 2년여 지나니 좀 적응이 됐다. 처음엔 도대체 이게 21세기에 뭐 하는 짓인가?! 싶었는데 당연히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다. 밤에 에너지를 포집하자.


·소고기 섭취 줄이기


소고기 섭취는 의도적으로 확 줄였다. 극단적으로 한동안 풀만 먹은 시기가 있었는데 남편과 둘 다 현기증이 나서 돼지고기와 닭고기 정도로 육류를 보충하기로 했다. 소고기는 자주 먹기보다는 정말 먹고 싶을 때만 한 번씩 먹고 있는데, 그래도 적응이 되었는지 그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소고기를 먹을 경우 그 고기를 얻는 데는 그 중량의 약 6배-8배가량의 탄소가 들어간다. 즉, 소고기 600g을 먹었다면 그 고기를 위한 곡물 사료는 약 4kg 가량이 들어간 것이다. 탄소발자국 (Carbon footprint) 측면에서 소고기는 아주 비효율 적인 식품이기 때문에 먹고 싶은 욕구 까짓것 좀 눌러보기로 했다.


·친환경차 고연비 자동차 사용하기


내 첫차는 2015년에 산 하이브리드카다. 그때는 하이브리드카가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고 당시 유행했던 디젤 차나 일반적인 가솔린차보다 더 비쌌지만 연비나 공해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영국 와서 생각한 것인데 몇 년 전부터 유럽에서 디젤 차를 강하게 규제하는 것을 보면 15년 당시 쌓여가는 디젤 엔진 차를 싸게 한국에 옴팡 팔아댄 것이 아닌가 싶다.


영국에서는 2030년 이후로 가솔린과 디젤차 판매가 금지되기 때문에 최근 디젤차 중고 가격이 뚝 떨어졌다. 35년 이후로는 하이브리드카도 금지된다. 우리도 차를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와중이었는데 정책을 고려해야 하니 옵션이 몇 개 안 남는다. 전문가들은 2024-25년이면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와 가격이 비슷해질 것이라 전망한다니, 조금 기대해 본다.


·친환경 제품 사용하기


친환경 제품이 솔직히 조금 더 비싸다. 일종의 그린 프리미엄이랄까, 결국 이런 제품의 수요가 높아져야 전체적으로 플러스일텐데 석유화학 제품과 비교하자면 아직 비교 우위에 있지 않다. 석유 화학제품이 싸고 익숙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 친환경 제품은 뭐 이렇게 안 들어간 게 많은지 사용하다 보면 이게 제대로 된 것인가 가끔 의심도 간다. 그래서 불편하다. 그래도 내가 여유가 되는 한 친환경 제품을 최대한 이용해 본다. 소비자로서 작은 표현이다.


내가 문명의 생활을 하는 이상 지금 당장 차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이동을 한다거나, 어떤 부차처럼 저탄소 전용기는 못 타니까, 순면으로만 된 옷을 입고, 철근 콘크리트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집에서 살 수는 없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행동하는 것은 조금씩 늘려보려 한다. 물론 이게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기후 변화는 앞으로 닥칠 혹은 닥치고 있는 현실인데, 그렇다고 암울하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싶었다. 일종의 스스로에 대한 각성이랄까, 우리 세대가 항상 인지해야 하는 어떤 디폴트 값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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