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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Aug 06. 2021

영어란 무엇일까?


전 세계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제 나라 말밖에 모르는 주제에 외국어를 배우려는 노력을 눈곱만큼도 하지 않는 미국인이나 영국인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데 영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빌 브라이슨 ‘언어의 탄생 The mother tongue: English and how it got that way’


국에 살면서 좋은 것은 (한국인의 일평생 숙제와 같은) 영어를 일상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접하고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환경에 나 자신을 놓길 원했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나름 즐기고 있다. 업무는 전세계 여러 나라와 지역 사람들과 하고, 억양은 모두 다르고,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부터는 내 영어나 억양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일상생활영어는 어느 일정 범위 이상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훨씬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국에서 습득한 영어나 문법이나 뭐 그런 것들이 실제와 가끔 다르게 쓰인 경우가 있어 물어보는데, 사실 정확한 대답을 들은 적이 없다. 외국인이 한국어 문법을 나에게 물어보면 당연해서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과 뭐 비슷한 이치로 이들도 선뜻 대답을 못해준 거라고 어디서 들었는데, 최근에 읽은 빌 브라이슨의 ‘언어의 탄생’에서 이 편견을 와르르 깨주었다. 당연해서라기보다도 정말 특별한 규칙이 딱히 없어서 말을 못 해주는 게 더 맞는다는 느낌이랄까.

실 영어는 불과 몇백 년 전만 해도 귀족들은 쓰지 않은 서민들이 쓰는 언어였고, 심지어 영국을 통치하는 왕도 영어를 못했다 하니 그 쓰임이 아주 제한적이었다. 서민들이 쓰는 그 과정 속에서 스칸디나어도 조금, 인도어도 조금, 불어도 조금, 라틴어도 조금, 필리핀어도 조금, 20세기에는 미국 영어 조금, 인디언 언어 조금, 이것저것 다 섞여서 퍼지다 보니 영어 자체가 굉장히 변형이 쉬운 유연한 스타일이고, 때문에 정확하게 규정된 ‘문법’이라는 게 없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특히 과거에는 필사를 하면서 스펠링도 바뀌고 해서 우리가 이해를 못 하고 왜 이렇게 쓰지 라는 것에 대한 해답이 없다. 그냥 누가 중간에 잘못 필사했으면 그렇게 쭉 쓰다 보니 그렇게 된… 실례로 책 속에서 나온 재미있는 사례로 셰익스피어는 모든 책에 자기 이름 스펠링을 모두 다르게 썼다 한다. 정작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 쓰이는 셰익스피어인 S.h.a.k.e.s.p.e.a.r.e 스펠링은 본인이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한다.

재 우리가 알고 배운 영문법은 체계를 만들려다 보니 라틴어 문법체계를 따라 만든 것인데, 언어 구성이 다르니 잘 적용이 될 리 없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이마저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또 번역해서 가르쳤으니, 이쯤 되니 내가 학창 시절 내내 배운 영문법은 그럼 도대체 무엇인가…? 의문이 들었다. 한국에서 진학을 위한 목적으로 통용되는 코리안 잉글리시가 더 맞겠다. 한편, 미국 인구 중 대략 남한 인구 정도(4천만) 되는 사람은 영어를 전혀 못하고 영어를 널리 쓴다고 알려진 인도도 영어 가능 인구가 대략 5% 정도라니 도대체 영어에 대한 편견을 내가 얼마만큼 거대하게 가지고 있던 것인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러한 영어의 특징 때문에 영미권에서는 ‘학술원’이라는 것이 없다 한다. 그만큼 영어라는 언어가 유연하고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하는 언어이기에, 오히려 현재 널리 쓰이는 공용어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이런 영어의 배경과 역사에 대한 글을 찾아 읽다 보니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나 할까. 정확히 규정되어서 특정하게 명명되는 ‘규칙’이 없는 것이니 의사소통 그 목적에 가장 충실하면 된다. 내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키면 영어는 그 목적을 다하는 것이다. 이 책 덕분인지 모르겠는데 회의 시간이 스스로 목소리가 한층 더 커진 느낌, 영어 자신감 찾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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