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사람의 한번 본 이름과 얼굴을 굉장히 잘 기억하는 편인데, 이곳에서 그 능력을 상실했다. 이상하게 서양인들의 얼굴과 이름은 잘 매치가 안 돼서 여러번 보고 들어야 기억이 된다. 이름 같은 경우는 비슷한 사람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John 같은 경우?) 한편으로는 일관성 없이 너무 다양하고, 발음하기도 어려워서 종잡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재밌는 것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세상에 이런 성도 있어(?)라는 경우가 생각보다 '정말' 많았는데, 최근에 이런 외국인들의 ‘성’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일부 긁어주는 주는 글을 봤다. 영어권에서 성은 크게 지명, 별명, 직업, 가족관계에서 원천이 된다고 한다.
1. 지명이 성이 되는 경우는 왕세손비 성인 Middleton이라든지, Lincoln, Worthington, Spain, mansfield, rowland 같은 성들이다. 지명이라고 조금 하기엔 애매한 성들도 있는데 이를테면 Newlands, Westmoreland 같은 성이다.
2. 두 번째로는 별명이 성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Whitehead, Armstrong, Long, Short, Goodfellow, Sparkman (번개맨?) 등이다.
3. 직업이 성이 되는 경우는 흔한 Smith (대장장이)나 Taylor (재단사)가 대표적이고 그 외 좀 흥미로웠던 성은 Monkhouse, Priest (종교인/성직자), Salthouse (소금업계 쪽?), Butler (집사), Cook(요리사), Cakebread(제빵사), Cakebread-brown (빵을 좀 갈색으로 구운 제빵사?), Hunter(사냥꾼), Workman(근로자?), Hardman(거친 사람?), Senior (상급자) 등인데 아마 조상 중 누군가가 이 업에 종사했겠구나 간접적으로 추측이 된다.
4. 가족관계가 성이 되는 경우는 보통 Mc/Mac이 누구의 아들이라는 뜻이라, Mcdonald 하면 도널드의 아들, MacArthur 하면 Arthur의 아들이다. 혹은 뒤에 Son이 붙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Johnson, Tomson, Anderson, Jackson 뭐 이런 식이다. 딸의 경우 이런 것이 특별히 없는 것을 보면 좀 더 자유롭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서구권이 훨씬 부계 중심이라 해야 할까.
문화권마다 이름 짓는 방식과 성이 정해지는 방식은 당연히 다르겠지만 성이 이렇게 별명이나 직업으로도 유래된다는 것이 참 재밌다. 예전엔 아니 무슨 저렇게까지 이름을 막 지어라고 생각하던 것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간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의 성씨는 참 무난~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