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근맥교지편집위원회 Jul 14. 2023

[84호][부록] 어느 별에서 왔니?

B.

 별은 스스로 빛을 낸다. 태양처럼 핵융합반응을 통해 빛이나 열을 발산한다.1) 내부의 막대한 에너지로 빛을 내는 게 별이라면, 우리는 모두 별이라 불려 마땅하다. 스스로를 태우지 않으면 나약하다고 평가받는 세상에서 기꺼이 자기 자신을 태워내므로.

 사회가 그어둔 기준치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며 현재를 살아가는가? 이 글은 각종 난고(難苦)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초’에 관한 짧은 이야기다.


 저 별의 이름은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별’들이 있다. 사람들은 반짝이는 것을 별에 비유한다. 많은 인기를 얻는 이들을 스타라고 불리며, 최고라 평가받은 레스토랑은 미슐랭 쓰리 스타를 얻는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별점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를 평가하는 데 쓰인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다를 바 없는 세상이다. 별점을 매기는 날이 많아 보여도 별점으로 평가받는 날 또한 수두룩하다. 스펙이, 인상이, 태도가, 어쩌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평가의 대상이 된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어’ 가 조언이 되는 세상이다. 빛나야 별이라 불리는 시대이므로 사람들은 스스로를 태워 반짝이기 위해 노력한다. 별이 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듯하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사실, 별이 되고자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진짜 별과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다마는 과학이 증명한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윤성철 교수는 인간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한겨레

 “우리의 핏속을 흐르는 철, DNA를 구성하는 원소들은 모두 과거 언젠가에 별 속에서 생성되었다. … 우리 모두 아주 먼 과거에는 별 속에 있었다.”2)

 “별을 구성하는 물질과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이 같다. 우리 몸을 이루는 원소 중 하나인 수소는 빅뱅을 통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수소, 원소 등으로 구성된 한 잔의 물에는 별의 탄생과 죽음 등이 녹아있는데, 우리의 인체도 마찬가지이다. 별의 탄생과 폭발 등 우주의 전 역사가 우리의 몸에 각인되어 있다.”3)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특별한 노력 없이도 이미 별이다. 먼 과거에 실제 별로 존재했었던, 심지어는 별을 구성하는 물질과 구성하는 물질이 같은, 우리는 ‘별처럼’ 빛나는 게 아닌 ‘별과 같은’ 사람이다.


 별과 같은 이들에게

 그래,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부정하고 싶어도 과학이 그렇단다. 인간은 별에서 왔다가 별이 될 운명이다.


ⓒnow news

 별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자꾸만 우주를 품는다. 이 땅에 발 딛고 사는 사람에게는 모두 자신만의 우주가 있다. 사람의 구성요소는 비슷하나 우주의 형태는 천차만별이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우주가 끊임없이 변화하듯, 개인의 우주도 끊임없이 팽창한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반짝인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반짝임을 갖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부를 때, 따사로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을 때, 고유의 반짝임이 일렁인다. 이 세상을 가득 채운 별들은 사회가 제시한 기준을 넘나들며 살아간다.

 별은 불변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며 진화한다.4) 우리 또한 앞으로도 꾸준히 변화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는 다양한 사건이 함께할 것이다. 목표를 향해가며 스스로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실감할 수도 있다. 때로는 엉엉 울기도, 내일이 궁금해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그 모든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우주를 향유하며 별과 같은 반짝임으로 세상을 채워간다.


자, 이제 내가 당신에게 묻고자 하는 건 다음과 같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느 별에서 온, 별과 같은 사람인가?


참고문헌

박종식, 「[포토] 별 볼 일 없는 당신, 별 보러 가자」, 『한겨레』, 2022.05.15.

박종진,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별은 몇 개나 될까?」, 『중앙일보』, 2022.03.11.

윤성철,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21세기북스, 2020.

이광식, 「[이광식의 천문학+] 1조 개의 별 품은 안드로메다 은하가 알려주는 진실 하나」, 『now news』, 2022.07.12.

이철환, 「[이철환의 우주이야기] 천상의 별과 지상의 별」, 『뉴스핌』, 2022.11.16.

이태형, 「별이란 무엇일까?」, 『The Science Times』, 2016.03.24.

조문술, 「윤성철 “우주나 인간 구성하는 물질 같다”」, 『헤럴드경제』, 2020.12.03.

최준호, 「인류 최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3개월, 우주 비밀 열리기 시작했다」, 『중앙일보』, 2022.09.26.

한유진, 「[2020 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 (15)] 윤성철 서울대 교수, “인간은 별에서 왔다가 별로 돌아갈 운명”」, 『뉴스투데이』, 2020.12.03.

허지원, 「실패에 우아할 것.」, 『정신의학신문』, 2018.08.25.  


1)  이철환, 「[이철환의 우주이야기] 천상의 별과 지상의 별」, 『뉴스핌』, 2022.11.16.

2)  윤성철,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21세기북스, 2020, (200쪽).

3)  한유진, 「[2020 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 (15)] 윤성철 서울대 교수, “인간은 별에서 왔다가 별로 돌아갈 운명”」, 『뉴스투데이』, 2020.12.03.

4)  윤성철, 앞의 책, (14쪽).

작가의 이전글 [84호][여성] 여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