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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근영 Jan 31. 2018

글루텐 프리 우엉파스타로 다이어트 걱정 끝

파스타는 밀가루로 만든 면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장을 보러 가면 늘 익숙한 재료만 사게 된다. 손질이 어렵거나 조리법이 까다로운 재료는 사더라도 냉장고에서 수명을 다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에 좋다는 건 알지만 활용법을 잘 몰라서 아예 안 사는 재료도 있다. 우엉이 대표적인 예다.


인터넷에 우엉을 검색하면 우엉조림, 우엉차 정도만 뜬다. 밑반찬 만들기 귀찮은 사람에게 우엉조림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우엉차는 말린 우엉을 사다가 끓여먹으면 쉬우니까 굳이 집에서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우엉의 매력에 제대로 빠지려면 계기가 필요하다. 내게는 우엉파스타였다. 소화 기능이 약해지면서 밀가루 음식이 부담되던 무렵이었다. 박경아 요리샘이 만들어준 우엉파스타를 먹어보고 나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흥분했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든 면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니 요리의 지평이 넓어졌다. 우엉파스타는 면은 좋아하지만 다이어트가 고민되는 사람, 밀가루 음식을 소화하기 힘든 사람 그리고 색다른 음식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요리이다. <집밥에 대한 딴생각>에 나온 우엉파스타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매콤한 홍합찜과 함께 먹는, 글루텐 프리 우엉파스타]


아삭아삭한 식감이 매력인 뿌리채소 우엉.

당질의 일종인 이눌린이라는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특유의 씹는 맛을 즐기게 해 준다. 또한 섬유질이 많아 장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며 피를 맑게 해주어 당뇨병과 신장병에도 좋다고 한다.

우엉은 중국이나 한국보다 일본에서 건강식 재료로 자리를 잡았다. 왜 우리나라에는 우엉요리가 많지 않을까. 장을 볼 때 사람들이 우엉을 덥석 집어 들지 않는 이유는 손질이 귀찮아서일 수도 있지만 우엉조림 말고 마땅하게 떠오르는 요리가 없어서일 수도 있다. 나는 식당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우엉조림을 좋아하지 않는다. 들척지근하고 식감이 고무를 씹는 듯해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우엉을 조리지 않고 맛나게 해먹을 방법이 없을까.



우엉은 식감이 좋아 감자 채칼로 길게 벗겨 국수처럼 활용하면 좋다. 공기 중에 두면 갈변이 일어나므로 식초 탄 물에 담갔다가 쓰면 된다. 우리 집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는 식재료 중 하나가 우엉인데 밀가루 국수 대신 우엉을 자주 쓰기 때문이다. 식구들이 해산물 스파게티를 해달라고 하면 매콤한 홍합찜을 해서 파스타 대신 우엉채를 넣는다. 살짝만 익혀도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고 소화도 잘되어 글루텐 프리 건강식이 따로 없다. 한 번 해 먹어보면 우엉을 자주 사게 될 것이다. 시장바구니 밖으로 삐죽 나온, 가늘고 긴 우엉의 모양새마저 귀엽게 보일지 모른다.   



재료(4인분) :

홍합 600g, 다진 양파 2/3개,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청양고추 3개, 홍고추 1개, 버터 1큰술, 우엉채, 화이트 와인 1/3컵, 홍합 삶은 물 1.5컵, 토마토 페이스트 1/2컵, 다진 토마토 1개, 다진 파슬리와 다진 바질 1큰술씩


만드는 법 :

홍합은 껍데기를 바락바락 문질러 씻고 수염을 제거한다. 냄비에 홍합을 담고 찬물을 자작하게 부은 후 약 3분간 삶는다. 오래 삶으면 탱글탱글한 맛이 사라진다. 국물이 뽀글거리기 시작하면 한꺼번에 커다란 체에 부어 국물과 홍합을 분리한다. 홍합을 하나씩 건져내면 냄비에 있는 홍합이 너무 많이 익어 버려 살이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다가 마늘-파-청양고추 순으로 볶는다. 화이트와인과 나머지 재료를 넣고 조리다가 데쳐 낸 홍합을 넣고 버무린다. 홍합을 먼저 건져내고 팬에 남아있는 양념에 우엉채를 넣어 살짝 익힌 후 같이 담아낸다.

- <집밥에 대한 딴생각> 166-169 페이지 발췌.


 



** 그래도 면을 포기하기 힘든 사람은 스파게티와 우엉을 반반씩 섞어서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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