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 써 내려가는 한 장짜리 자기소개서는 채우기 버겁지만 내가 어떤 커피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싫어하고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지는 한참을 떠들어댈 수 있다.
어쩌면 취향이 나를 설명해 주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알듯 모를 듯 궁금한 나. 온전히 다 설명하기 힘든 나 자신을 16가지 유형 중 하나에 끼워 맞추며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었어" 고개를 끄덕인 경험 있지 않은가. 심지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MBTI 네 글자로 나를 소개한다. 하지만 '나=성격'은 아니니MBTI로 나를 이해하긴 역부족이다.
나를 잘 아는 게 왜 중요할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한다. 내 인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작은 선택들은 취향을 따라 선택해도 큰 무리가 없지만 어떤 일을 하기로 결심할 때 나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그만큼의시행착오를겪게 된다.
나는 귀가 얇은 사람은 아니지만(그렇게 믿고 있다) 정보 과잉 시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누군가가 무엇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면 관심이 갔다. 실제로 해보기도 했다.
다양한 시도를 한 셈인데 어떤 일은 정말 나와 맞지 않았다.
나는 돈을 벌고 싶어 하면서 역설적이게도 돈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일과는 맞지 않았다. 흥미, 자율, 자부심과 같은 부차적인 요소가 돈보다 우위에 있었다.
인간관계에서도 나를 잘 아는 건 중요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안다면 나를 지키면서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100세 시대에 40은 아직 청년이지만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많은 도전이 가능한 20대와 비교할 수 없다. 시도는 좋지만 시간이 많지 않고 부족한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