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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지우 May 17. 2023

부러우면 지는 거다?

SNS를 하는 이유


내가 SNS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일을 그만둔 후였다. 

그 이전에도 하긴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겉만 핥는 정도로 하다가 말다가 했다.

과거 좋은 글을 나누면 좋겠다 싶어 시작한 계정은

팔로워 100명도 못 채우고 비공개로 돌렸고,

잘하는 걸 살려서 오픈한 교육용 계정은 시작 며칠 만에 내가 재미없어서 삭제했다.

플랫폼에 발을 들이긴 했지만 푹 담그지 못하고

나랑 맞지 않다며 성급하게 결론 내렸다.

왜 그랬을까?



나름 분석하고 내린 결론은 두 가지다.


첫째, 게으른 완벽주의

나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었다.

지금은 이 성향이 사라졌다라기보다

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 같아 과거형으로 말했다.

완벽주의 성향은 그렇다 치고 왜 '게으른'이 붙었을까?

대다수의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게을러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시도하는 게 어렵다.

자기 기준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시작을 안 하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시작은 했는데 돼가는 꼴을 보고 마뜩지 않으면 그냥 접어버리기도 한다.  

한 번에 성공할 수 있는 일은 없는데 '모 아니면 도'식의 생각이 내 성장을 가로막았다.


둘째, 보고 있자니 속이 쓰리다

SNS상에는 잘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말만 청산유수에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 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해 부를 일구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사람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기는 사람들.

나는 그들이 진심으로 부럽다.

끼리끼리 논다고 했던가. 그들의 네트워크는 모두 비슷한 사람들로 채워진다.


'저네들만의 잔치군'

과거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촌도 아닌데 배 아파했다.


성공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데,

방법은 모르겠고 현실은 괴롭고.

그러니 알량한 자존심에 그냥 안 보고 사는 쪽을 택했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님은  '가까이할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말'로 "부럽다"를 꼽았다.


흔히 우리는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실은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질투하면 지는 거라고 한다.


김경일 교수는 진짜 내 편이 되어 줄 사람을 확인하는 말로 이 말을 언급했지만

나는 이 단어가 '성장을 돕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했듯 몇 년 전 내가 인스타그램을 하다 말다 했던 이유로 완벽주의자 성향과 시기심을 들었는데 사실 비슷한 얘기다.

완벽주의는 실패에 따른 두려움,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심리적 방어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SNS에 내 콘텐츠를 공유하는 동시에

시간이 날 때 타인의 콘텐츠를 둘러본다.

그러다 좋은 내용을 발견하면 팔로우도 하고 저장도 했다가 내 계정에 어떻게 적용해 볼까 고민한다.


과거의 내가 타인의 잘 되는 계정을 보고 눈꼴시려서 되도록 보지 않으려 했다면

지금은 잘 운영되는 계정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배울 점을 찾아낸다.


'나도 저렇게 운영해 보고 싶다'

'재미있어 보이는데 나도 해볼까'

시기심이 아닌 부러움이다.




지금은 꽤 즐기면서 운영하고 있다. 

봐주는 관객 없이 공연하면 맥이 빠지듯

팔로워 수나 좋아요 수를 무시하기 어렵고

계정의 방향에 대해 고민을  때도 있지만

내 생각을 공유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정보를 나한테 적용해 보는 모든 과정들이 즐겁다.


내가 그들만의 잔치라며 외면했던 몇 년 간

나와 같은 시기에 계정을 개설하고 맞팔하며 지냈던

몇몇 계정은 지금까지 활동하여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뉴스를 보거나 블로그를 봐도

세상 돌아가는 건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하는 것, 사람들의 고민뿐 아니라

사업, 마케팅, 퍼스널 브랜딩 등등 남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게 인스타그램인 것 같다.


플랫폼은 영원하지 않다.

인스타그램도 더 나은 플랫폼이 나오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만족할 만큼 노력을 다해 운영해 본다면 노하우는 내 것이 될터! 

 

시기심이 부럽다가 되면
우리는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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