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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지우 Aug 04. 2023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여주가 남주를 중심으로 커다란 원을 그린다.

할 만큼 했는데 꿈쩍 않는 남주를 향해 외친다.


“넌 좋겠다. 이 동그라미 안에 혼자 남아서”
“넌 이 동그라미와 함께 영원히 혼자야!”



살면서 이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너는 액자 틀 안에 있는 것 같아"

구남친이 허공에 네모를 그리며 친절하게 날린 팩폭이었다.

어쩌면 나를 떠나면서 드라마 속 대사처럼 '그래 틀 안에서 영원히 혼자 살아라'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무슨 뜻이야?라고 물어봤을 법도 한데 속으로 무슨 헛소리지 싶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서른 후반쯤 기대했던 삶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내 모습이 의식됐고 다시 그 말이 떠올랐다.

틀!


‘틀에 갇히다’는 말이 있다. 경직된 사고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나는 계획이 틀어지면 못견뎌했다. 

강박증은 불안과 관련 있는데 내 경우 부모의 잦은 다툼이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쯤 되면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제 나는 더이상 계획에 집착하거나 완벽을 꾀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모든 게 분명하게 보이지만 과거의 나는 안갯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과거의 나에게 알려 주고 싶다.


시간이 흘러야 해결되는 문제도 있다는 것을.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 것!

아무리 계획에 계획을 더한대도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 현재를 즐기며 유연하게 살기를!

부모의 영향이 크지만 탓하지 말고 행복하기로 선택할 것! 





#화해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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