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애매할 때는 OO하세요.

17.

by 긋다

회사에서 침묵은 의외로

다양한 상황에서

나를 지켜준다.


1. 소통이 어려울 때.

예전에 한 팀장님은

발음이 부정확하여

늘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다 같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원탁회의를 할 때면

맞은편에 앉은 나는

웅얼웅얼 말하는

팀장님의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늘 곁눈질로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지 살펴보곤 했는데,

다들 '끄덕끄덕' 잘만 해서

내 귀에 문제가 있는 건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슬쩍 물어보니,

다들 제대로 들리지가 않아서,

어림잡아 알아듣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분과 일하는 동안에는

웬만하면 1 대 1로,

최대한 가까이에서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그 외의 일상 대화는

그냥 '사람 좋은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하곤 하였다.


매우 중요한 업무 이야기가 아니라면,

모든 대화를 일일이 다 파악하려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가벼운 미소와 침묵으로

넘겨버리자.


그래도 된다.


2.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

팀 내 여러 가지 이유로

사정이 변하여

나에게 달갑지 않은 업무가

전가되려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대응을 하기보다,

한 템포 침묵으로 먼저 답한다.


3초 이상의 침묵으로

불편함을 부드럽게 상대에게

전달한 다음,

그와 동시에 나도 어떻게 대응할지

잠시 생각할 시간을 번다.


곧바로 반응하지 않는 것 자체가

긍정의 신호는 절대 아닐 테니,

상대 역시 감을 읽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침묵은 감정을 배제하고,

나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선제적 무기이다.


3. 진심 어린 위로를 하고 싶을 때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것 같은

일을 겪은 동료를 위로해야 할 때가 있다.


어설픈 말을 건넸다가,

자칫 말실수를 할까 봐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럴 때는 조용히 침묵으로

위로를 건네보자.


어려움을 겪은 이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진심으로

경청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고마움을 느낄 수가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굳이 과장되고, 거창한 말을 보태려고

애쓰기보다는,

더 많이 들어주고,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것이

그들에게 더 든든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직장 생활에서

침묵은 오히려 다양한 상황에서

나를 지켜주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나를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나의 속내를 내보이고 싶지 않을 때,

이도 저도 도무지 다 모르겠을 때,


침묵을 지키면

마이너스 없이,

최소 기본값은 유지할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현명한 처세와 신중함이

요구되는 직장 생활에서

'침묵'은 단순한 회피가 아닌,

건강한 방어이다.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필요한 순간에 나를 지키고,

나라는 사람의 무게를 만든다.

dfddfd.png 긋다(@geut__ta)




쓸데없는 상상으로 쓸모 있는 일하기를 좋아합니다.

직장과 나의 만족스러운 더부살이를 위해

그리고 쓰는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나답게 사는 INFJ의

세상살이 인스타툰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geut__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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