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직장 생활을 오래 할수록
베푸는 것에
점점 인색해져만 갔다.
선의로 베푼 호의가
적의로 돌아오는 일을
몇 번 겪고 나니,
타인에게 베풀면
호구가 되는 일이라고
믿게 되었다.
사람에게 인정 넘쳤던
마음도,
누구에게나 호의적이었던
태도도,
소모되고
상처받았던 만큼
냉소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였다.
그러다 인스타툰을 하면서
다른 분야에 있는
다양한 직장인 친구들을
알게 되었다.
직장인 N잡러의 애환을
서로 나누며,
'인스타툰'이라는
강력한 공통 관심사 덕분에
금세 친해지게 되었다.
SNS 계정 성장을 위해
서로 알게 된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며,
각자의 시행착오에서
배운 팁까지
아낌없이 나누고 있는데
그동안 폐쇄적인 마인드를
가졌던 나로서는
많은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내 것을 보여주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자칫 나만 손해를 볼 것 같아
어느 누구에게나
이런 태도를 보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 큰 리스크를
감수하고 베풀었을 때
얻게 되는 것은
생각보다 크다.
무심코 건넨 호의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큰 기회로
돌아오기도 하고,
인생의 귀인을
만나게 해주기도 한다.
베풂은 결코 영영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든
우회해서 다시 찾아온다.
때로는 우연한 도움으로
때로는 상상치도 못한
전혀 새로운 기회로.
.
물론 아무에게나
마음을 열라는 뜻은 아니다.
당연히 어느 순간에도
'내가 편한 베풂'이어야 한다.
다만 내 인생에서
최악을 안겨줬던
몇몇 사람들 때문에
모든 인연을 계산적으로만
보지는 말자는 것이다.
기꺼이 공유하고,
내 손안에 쥐고 있는
작은 정보를
더 큰 신뢰와 교환해 보자.
차곡차곡 저축한 신뢰는
결정적인 순간에
몇 배의 복리로, 큰 힘을
발휘하게 될 테니 말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진짜 나를 되찾는' 그림 에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