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직장에서 하루를
최대한 뒤끝 없이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기대하지 않는 것'
이 한 문장은
모든 경우의 수를
관통할 수 있다.
나는 한 때 상사에게
기대를 많이 했다.
열심히 하면
알아봐 줄 거라는 기대.
이 정도 했으면 공정하게
평가해 주겠지라는 기대.
내 상황쯤은
이해해 주겠지라는 기대.
하지만 회사는
인정을 베푸는 곳이 아닌,
각자가 그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곳이었다.
상사가
나에게 좋은 사람이면
더 좋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며,
그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는데 집중할 뿐이다.
그 사실을 잊고,
인간적인 기대를 하는 순간,
나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직장 동료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내 편'이라는 역할까지
부여하면,
그때부터 피곤해진다.
같이 밥을 먹고, 떠들고,
직장생활의 애환을 나누지만,
결국 우리는 같은 배를 탄
동지가 아니라,
같은 공간을 잠시 공유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친절이 늘
진심일 필요도 없고,
무심함이 꼭
악의일 이유도 없다.
동료에게 기대하지 않으면
괜히 혼자서 서운해할 일도
줄어들고,
말 한마디에 의미를 덧씌우며,
밤새 곱씹는 일도 사라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에게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대충 살자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나는 나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다.
늘 잘해야 하고,
완벽하게 보여야 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실수하면
자책했고,
자책하는 나를
나약하다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사회생활은
원래 사람을
소모시키는 구조다.
혼자서 그 기대의 무게에
스스로를 지치게 하면,
오래 버티기 힘들어진다.
오늘 최선을 다하면 됐지,
매일 어제보다
항상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도,
매번 완벽해 보여야 할
의무도 없다.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고,
불필요한 해석을 줄이고,
그냥 나답게 사는 삶.
그게 가장 베스트다.
회사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진짜 나의 삶을 되찾는' 그림 에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