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
딱히 속해 있는 '모임'이라고는 없는데, 2026년 3월부로 '시 필사 모임'의 일부가 되었어요. 하루하루 먹고 자며 '생존'하던 외딴섬의 주민이 '시'라는 문명이 발달한 섬에서 온 다정한 주민이 놓아준 다리 덕분에 큰 섬과 이어지게 된 거죠. 꽃이 피어나는 봄과 함께 외딴섬의 개화(開花)가 시작될까요.
필사 모임에서 함께 쓰는 시와 짧은 마음들을 차곡차곡 모아 볼까 해요.
‘여기 사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라는 질문에 ‘10년 좀 넘은 것 같아요’ 하고 대충 얼버무리곤 해요. 고국의 모든 이들과 모든 것들을 ‘오래 만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헤아리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 시간의 양을 깨닫지 못하면 그나마 ‘모르는 척’ 할 수 있는데, 그걸 알게 되면 마음이 시릴 것 같거든요. 일주일만 못 만나도 인간관계가 다 끊기는 줄 알고 악착같이 연락하고 버겁게 관계를 이어가던, 옛날옛적, 어리고 어리석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몇 년에 한 번 볼똥 말똥이어도 별스럽지가 않더라고요. 너도, 나도 그냥 잘 있으면 됐지 싶더라고요. 그렇게 사는 거지 싶더라고요.
필사의 첫 발걸음을 용기 있게 디뎌 봅니다. 나태주 할아버지의 시는 여백도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