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제6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광진구 하이쿠, 아이쿠!’
2019년 7월 25일 비 오는 여름밤, 우리는 광진구 화양동의 북카페세모에서 다시 모였다. 오늘의 작당모의 주제는 작당모의러가 만드는 작당모의 제3탄! ‘광진구 하이쿠, 아이쿠!’. '나'와 '광진구'에 관련한 시조를 짓고 나만의 시집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주제 또한 작당모의러가 주제를 제안하고 직접 기획하여 탄생했다. 그야말로 작당모의러에 의한, 작당모의러를 위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빗속을 뚫고 반가운 얼굴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지난 회차 방명록도 읽어 보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 모두의 시선을 강탈하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바로 광진구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한 손 책자 '나루42'. 이번 작당모의에서는 2019년 첫 월간지, 따끈따끈한 '나루42' 7호를 작당모의러의 특권으로 누구보다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나루42'는 광진구 네트워크 협의체들의 인터뷰, 지역 예술가(창작가)의 작품 소개, 지난 작당모의 후기까지 다양한 지역 문화 콘텐츠가 담긴 광진문화연구소의 월간지로, 관내 동 주민센터, 지역 문화예술 공간(공방/카페/스튜디오/작업실 등) 및 나루아트센터 등에서 인쇄본을 만나 볼 수 있다.
배포처 보기 : https://brunch.co.kr/@gfac/76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앞서 (이제는 빠지면 섭섭한) 아이스브레이킹 시간. 오늘의 첫 번째 순서로 ‘(빈칸) 명언 게임’이 진행되었다. 제시된 명언의 비어있는 칸을 완성해 새로운 명언을 만드는 게임으로, 재치 있는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 창의력에 초점을 둔 활동이었다.
'가장 뛰어난 예언자는 ( )이다.', '산을 옮기는 사람은 ( )부터 옮긴다.'와 같은 유명한 명언들이 여럿 출제되었다. 고민스러운 얼굴들도 잠시 ‘산을 옮기는 사람은 (등기부등본)부터 옮긴다.’, ‘가장 무서운 사람은 (화장실)을 지키는 사람이다.’등 굉장한 명언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혼자 (파라다이스)에서 살게 하는 것보다 더 큰 형벌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 괴테의 명언은 ‘나에게 혼자 (회사)에서 살게 하는 것보다 더 큰 형벌은 없을 것이다.’로 재탄생되어 많은 작당모의러들의 공감을 샀으며, 가장 재미있는 명언에는 ‘인간의 가장 놀라운 특성은(쌀)을 (술)로 바꾸는 힘이다.’가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으로 이어진 게임은 프랑스 국민 게임인 ‘쁘띠바크’. 쁘띠바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초성 퀴즈의 변형으로 작당모의러들의 두뇌회전과 어휘력 상승에 도움을 주고자 준비한 팀 게임이다. 순발력과 협동심이 중요한 활동이기에 팀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칸을 완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ㅌ’-동물에 ‘타이거’, ‘ㅁ’- 나라에 ‘명나라’를 외치는가 하면, '2조!'를 외쳐야 하는 순간 마음이 급한 나머지 '어이!'를 외쳐 모두가 빵 터지는 활동이었다.
즐거운 아이스브레이킹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오늘의 메인 프로그램 ‘광진구 하이쿠,아이쿠!’를 시작했다. ‘광진구 하이쿠, 아이쿠!’는 프로작당모의러 ‘A32’가 직접 주제를 제안해주시고, 기획과 진행을 맡아주셨다. 'A32'는 나루사이의 편집 및 디자인을 맡아주신 인쇄 기획 팀으로, 시조 짓기의 재미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하셨다고 한다.
하이쿠는 일본 고유의 정형시로 각 행마다 5, 7, 5음, 모두 17음으로 이루어지지만 서로 다른 언어의 특성상 우리는 오늘의 활동에서 3행 규칙만을 지키기로 하고 시조 짓기 활동을 진행했다.
'라면 먹고 싶다. / 신라면에 계란 풀어서/ 열무김치도'
'오후 여섯 시/ 남편 전화/ 오늘도 늦게 와요?'
'넓은 나루터 / 진짜 빛들이 모인/ 그 이름, 광진'
한국인의 특징이 돋보이는 시조가 등장하기도 했고, 야근하는 직장인의 슬픔을 웃픔으로 승화시킨 시조, 광진구를 주제로 작성한 시조도 보였다. 각자의 시조 발표 후 'A32'에서 준비해오신 종이에 자신의 시조와 함께 마음에 드는 시조를 받아오는 시간을 가졌다. 인기 시조의 작가분 앞에는 길게 줄을 서기도 하는 등 각자의 시조를 종이에 연필로 꾹꾹 눌러쓰며 서로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당모의러들의 시조가 모여있는 한 장의 종이가 시집으로 완성되는 순간. 정해진 규칙에 맞춰 종이를 접은 후 철을 하고, 재단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자 소책자가 만들어졌다. (우리의 '나루42'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스마트폰, 전자기기, 동영상들이 넘실대는 디지털 일상에서 오랜만에 종이 특유의 촉감과 질감, 연필의 사각 거리는 소리를 맘껏 느끼며 서로의 시조를 담은 나만의 시집들이 20여 권 출판되었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아날로그들이 트렌드가 되는 현상들을 바라보며,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가장 아날로그적 감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달력에는 없는 새로운 시간을 만든다는 'A32'. 앞으로도 그들의 아날로그적 모토를 지지하며, 이 글을 빌어 참여해주신 모든 작당모의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보낸다.
7회차 작당모의는 8월 8일(목), ‘자벌레’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뚝섬유원지 생각마루에서 열린다. ‘내 손안에 광진구- 노트편’으로 나만의 다이어리를 만들 수 있다. 선착순 15명으로 한정 진행된다고 하니 평소 관심 있던 작당모의 라인업이라면 놓치지 않고 미리 신청해주시길 바란다. 그럼, 우리 모두 다음에 또 만나요!
[작당모의 프로젝트 신청하기] https://forms.gle/K5vtnTDYNMzUnRcK6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 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지역문화 수다 살롱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9 지역문화 진흥사업 - N개의 서울’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