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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Jun 26. 2018

[2017 문턱없는 회의-인터뷰북]
언니오빠형누나

2017 광진 문화나루터 프로젝트

http://blog.naver.com/sisterbrother 

매주 일요일 오후 3시~6시 @군자동 장안초등학교 놀이터, 자양 금모래 놀이터 

#아이들 #놀이터 #동네 #상생 #놀이


언오누 활동의 다양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역 협의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싶다

언니오빠형누나(이하 언오누)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언오누는 세종대학교 학생으로서 학교가 위치한 광진구(군자동)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다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교육에 관심은 채진백, 김은주 학생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주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학교 주변에 주택가가 많은데 놀이터도 없고 뛰어 노는 아이들도 찾기 힘들다는 점을 무심코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아이들과 놀아 주면 어떨까?”라는 소박한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세종대학교, 건국대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언오누’ 팀이 매주 일요일 오후 3시~6시까지,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다양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냥 뛰어 놀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줄넘기, 링 던지기, 전통놀이 등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여러 놀이를 함께 하고 있다. 


놀이를 함께 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놀아 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그렇다. 단순히 아이들과 놀아주는 언니, 오빠, 형, 누나라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이 놀이터나 야외에서 놀지 않는 원인을 살펴보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없거나, 그 공간을 지켜주는 보호자 혹은 같이 놀아주는 친구가 없어서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노는 법을 잊게 되고 스마트폰, TV와 같은 전자 매체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도 언오누 프로그램을 통해 놀이터에서 뛰어 놀다 보면 금새 또래 친구들과 노는 법, 동네에서 노는 법을 자연스레 익히더라. 노는 법을 가르쳐 주는 언오누, 함께 놀아 주는 언오누, 안전하게 놀 수 있게 지켜주는 언오누 등 생각보다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거창하게 들릴 순 있겠지만, 동네 놀이 문화를 개척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 같다. 


언오누 프로그램에는 주로 어떤 아이들이 참여하고, 어떤 놀이를 함께 하는가 

7~8세 아이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광진구에서는 군자동 장안초등학교 놀이터와 자양동 금모래 놀이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한 놀이터당 적게는 15명 많게는 30명까지도 모인다. 당일 아이들의 컨디션이나, 놀이터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 처음부터 “이 놀이를 해야지!”하고 기획하지는 않는다. 대신 여러 재료와 다양한 놀이를 준비해 가서 자유롭게 놀고 있다. 하나의 놀이 재료를 준비해가도 아이들마다 노는 방식이 정말 다르다. “꼭 이렇게 놀아야 해!”라고 규정 짓지 않기에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놀아 주는 것 같다. 또 놀이터를 시시해 하는 4~6학년 아이들은 위해‘놀이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본인들이 하고 싶은 놀이를 직접 만들고 실행하는 프로그램인데, 놀이의 방법이나 규칙을 직접 정하고 놀이를 진행한다.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본인들의 의견을 내는 모습이 인상적인 프로그램이다. 

아이들과 놀다 보면 다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기본적으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또 사전에 부모님들에게 “우리는 베이비 시터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 노는 사람들이다. 이 공간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사람이다”고 확실히 말씀드린다. 덕분에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놀다 보면 그럴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의연하게 이해해 주시는 것 같다. 

  

참여하는 아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변화가 있는지 

부모님들이 “유치원, 학교 선생님이 아이가 요즘 많이 밝아졌다고 하네요”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또 아이들이 동네 친구가 생겨 서로 인사하고, 엄마에게 내 친구라고 소개하는 일도 많아 진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에 함께 노는 친구가 없었는데, 점점 많아지는 것이 변화가 아닐까 싶다. 또 전에는 아이들이 세종대학교나 건국대학교에 대해 그냥 ‘학교’라는 인식을 가졌었다고 한다. 하지만 언오누를 통해서 아이들이 우리랑 놀아주는 언니, 오빠, 형, 누나가 다니는 학교라고 말한다고 한다. 지역 내에 있었던 보이지 않는 벽이 허물어진 기분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언오누’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우선 광진구에 아는 어린 아이들이 많아졌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동네 아이들이었는데, 언오누 활동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되었다. 길에서 만나면 신나게 인사도 하고, 달려와서 안기기도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더라. 그저 함께 놀아주는 시간을 가졌을 뿐인데, 아이들을 통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매번 받는 것 같다. 


언오누의 이름으로 새로 도전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는지 

언오누 활동의 다양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역 협의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싶다. 사실 놀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라 날이 추워지면 자연스레 실내 활동을 해야 한다. 요즘 같은 동절기에, 네트워크 협의체 분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광진러들이나 이재철 도예공방, 책방사춘기 등과 말이다. 또 이미 내재화된 주입식 교육 문화를 없애는 일이나, 아이들의 목소리가 사회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 더불어, 지역 협의체와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지역 문화(사회), 동네, 놀이 등에 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언오누가 그리는 미래의 동네,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이 궁금하다 

훗날 언오누 활동을 통해 동네의 모든 아이들이 언니, 오빠, 형, 누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연스레 매주 일요일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 모여서 놀았으면 좋겠다. 언오누가 시켜서 노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치 아이들의 당연한 일상처럼 말이다. 신나게 뛰어 놀며 동네 또래 친구, 언니, 오빠, 형, 누나와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광진구의 지역문화는 ‘따로 또 같이’이다


마지막 공식 질문이다. 언오누가 생각하는 광진구의 지역문화는 무엇인가 

언오누가 생각하는 광진구 지역문화는 ‘따로 또 같이’이다. 언오누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지역 협의체를 만나고 있다. 광진구 마을공동체, 군자동 마을공동체 그리고 광진예술인네트워크 다락, 서울어린이대공원, 상상나라 등. 재단의 지역문화 사업도 마찬가지고. 다들 따로 인 것처럼 각자의 활동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광진구 지역문화를 위해 같이 힘쓰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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