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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Sep 26. 2019

10회차, 나루백일장

#광진문화연구소 #제10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성큼 가을이 다가온 지난 9월 19일, 제10회 작당모의가 구의동에 위치한 ‘닻프레스’의 다크룸에서 열렸다. ‘닻프레스’는 사진작가 주상연 대표가 운영하는 시각예술 출판사이자 수제 책 공방이다. 사진작가, 디자이너, 북아티스트가 함께 일하고 있으며, 서점이자 카페 공간인 ‘다크룸’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예술을 어떻게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 아래 10년 차 운영 중인 ‘닻프레스’가 궁금하다면?  ‘나루42’ 6호 ‘나루의 발견’ 인터뷰를 참고하기 바란다.

시간에 맞춰 작당모의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메우고, 오늘도 빠지지 않는 공간 소개 시간. 오늘은 더욱 특별한 순서를 준비했다. 바로 '닻프레스'의 구석구석을 누벼볼 수 있는 공간 투어!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함께 돌아보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다양한 인쇄소의 기구들, 전시와 아카이빙이 이루어지면서 생겼었던 오프더레코드 에피소드까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이 글을 빌어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닻프레스'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오늘의 아이스브레이킹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는 ‘사소한 작당모의 상담소’이다. 평소 누군가에게 말하기는 너무나 사소한,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는 작은 고민 하나를 익명으로 적어 제출하면 모두가 자유롭게 댓글을 달아주는 프로그램이다. 고민으로는 ‘인생 최대 몸무게 찍었어요’, ‘머리를 늘 자르고 싶어 져요’, ‘전 나시가 좋은데 가을이 너무 빨리 와요’ 등 소소한 문제가 등장하며 탁자 위에 전시되었다.

바로 이어진 두 번째 아이스브레이킹은 바로 종합 스피드 퀴즈! 팀원 간의 마음이 얼마나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활동으로, 다양한 형태의 ‘이구동성 게임’이 진행되었다. 진행자가 제시하는 단어를 듣고 연상되는 다른 단어나 대응하는 제스처를 취하기, 네 글자 중 뒤의 두 글자를 맞추기 등 연장전까지 이어가며 열띤 게임이 이루어졌다. ‘마이OO’을 제시한 진행자의 말에 세 명이 ‘동풍’을 대답했으나 한 명이 ‘웨이’를 외치는 의외의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드디어 시작한 메인 프로그램 ‘나루 백일장’ 시간! 작년 “광진구는 아직 미디엄 레어”라는 불멸의 작품을 탄생시키며,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올해 역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이번에는 그림일기와 같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형태를 빌어 진행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광진구’, ‘하늘’, ‘트렌치코트’, ‘코스모스’, ‘2020년’으로 이 중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 산문, 운문, 그림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완성해 해시태그를 달아 제출했다. 왁자지껄 진행되었던 아이스브레이킹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다들 일순 자신의 작품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고, 각자의 기지를 발휘한 작품이 속속 완성되었다. 

작품을 먼저 완성한 작당모의러는 첫 번째 아이스브레이킹 때 전시해 둔 익명 고민에 포스트잇을 적으며 댓글을 달아주었다. 인생 최대 몸무게가 고민이라는 말에 ‘아직 최대가 아닐 수도 있다’, 나시가 좋다는 말에 ‘콧물 한번 흘리면 나시 생각 안 나실 거예요’ 등 예상외의 악플(?) 대잔치가 이어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모든 작당모의러들의 작품이 제출되었고, 한 사람씩 주제와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당모의에 참석하러 가는 마음과 하늘을 담은 그림, 오래전 방문했던 공간을 오늘 다시 찾으며 그 감회를 담은 시, ‘가을’ 하면 빠질 수 없는 트렌치코트를 소재로 그린 그림 등 가지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작품 한가득이었다. 

곧바로 투표의 시간이 이어졌고, 공동 장원 두 분, 아차산(아차상이 아니라는 사실) 두 분이 수상하며 나루 백일장이 모두 종료되었다. 수상자 중 두 분이 ‘나루42’나 ‘작당모의’ 소식을 외부에서 접하고 처음 참여해 주신 분들이라는 것에 더 인상적이고 빛나는 자리였다.

지하에 펼쳐진 큰 공간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일까. 이날 작당모의는 유난히 아늑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그림과 시, 산문들로 반짝였던 오늘의 작당모의가 모쪼록 모두의 가슴속에 가을 추억 한 페이지로서 오랜 시간 자리잡기를 바라본다.


다음 11회차 작당모의(10/10)는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하프하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 회차의 주제는 '일몰 후 플리마켓 - 기획 편'으로, 12회차 작당모의(10/17) '일몰 후 플리마켓 - 실행 편' 기획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작당모의러가 기획하는 작당모의! 또 어떤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모두 함께 한 껏 기대해 보시라, 개봉박두.


<12회차 작당모의 프로젝트 안내>

*11회 작당모의 프로젝트는 '일몰 후 프리마켓' 기획단이 기획 회의를 진행하는 날로 별도로 일반 참가자를 모집하지 않습니다.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9 광진문화연구소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9 지역문화 진흥사업 - N개의 서울’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2019 작당모의 프로젝트란?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 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지역문화 수다 살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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