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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Oct 10. 2019

[10호] 나루의 발견_날일달월





날일달월



날일달월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날일달월’은 날마다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책을 읽으면 달마다 좋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작고 소박한 공간이다. 동네의 작은 책방이자 생채식 식당이며, 북카페 기능도 가지고 있다. 가게 한편의 방에는 개인 소장의 책들을 모아 두어 모임 공간 운영과 북스테이를 진행하고 있고, 동네 영화관이 되어 주민들이 모여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이외에도 한 달 주기로 작품이 바뀌는 ‘한 점 미술관‘,’ 한 점 사진관‘을 운영한다. 이따금씩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독서모임이 열리는 복합적인 문화 사랑방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광진구에 자리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지방에 살다 서울로 올라오며 처음 자리 잡은 곳이 광진구였다. 살다보니 동네가 너무 좋아 계속 광진구에 머무르고 있다. 광진구를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광진도서관'이었다. 열심히 도서관을 다니다 보니 2005년에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도서관을 돕는 모임인 '광진도서관 친구들'을 만들기도 했다. 자원봉사 개념으로 시작한 '광진도서관 친구들' 회원이 어느새 약 4,000명가량으로 늘어났고, 후원금도 모이기 시작했다. 모인 후원금으로 도서관 프로그램 예산 지원, 홍보, 사서 선생님들의 처우 계선지지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도서관을 응원(?)했다. 우리의 응원 덕분인지 2011년 '광진도서관'이 한국 도서관 평가에서 1등을 해서 대통령상을 받았는데, 청장님께서 수상하실 때 플랜카드를 들고 가 축하해드린 추억도 있다.(웃음)     


책에 대한 열정이 굉장하시다. '광진도서관'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시고. (박수그런데 책과 생채식과 만남이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독특하다어떻게 공간을 시작하게 되셨는지가 궁금하다.

워낙 책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독서모임에 가입하고 활동했다. 그러다보니 집에 계속 책들이 쌓여 가는데, 혼자보다는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채식은 건강 때문에 시작한 우리 집 식단인데, 의사 선생님이 남편의 건강을 위해 식습관을 바꾸는 것을 권유하여 시작했다. 당시 건강한 먹거리 실천을 위한 여러 방법을 찾아보다 생채식에 관한 책들을 만나게 되어 실천해보았는데 많은 장점들이 보이더라. 그래서 당시 살고 있던 집을 과감하게 반으로 줄이고, 대한민국 최초 (웃음) 생채식 전문 식당을 열게 되었다.     


채식은 많이 접해보았는데생채식은 정말 생소하다구체적으로 어떤 식단이며 어떤 장점이 있는지?

생채식은 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최소한의 조리만으로 먹는 특별한 식사다. 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가공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익히지 않고, 양념도 거의 하지 않는다. ‘날일달월’은 뿌리, 줄기, 잎채소가 골고루 들어간 샐러드를 중심으로, 토종 콩으로 만든 콩물에 미역으로 만든 국수를 넣은 미역콩국수, 비빔톳국수도 먹을 수 있다. '생채식 진지'라고 해서 생채소 20여가지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정식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며, 오행현미를 가지고 끓인 죽도 함께 나온다. 채식을 낯설어하지만 채식하는 친구와 함께 오는 분들을 위해 훈제 닭가슴살도 살짝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생채식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우리는 고기가 공짜다. (웃음) 일단 생채식을 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날씬해지며 피곤을 잘 느끼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뭘 먹을까 때마다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아주 큰 장점 중 하나다.     


'날일달월'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동탄, 남양주, 수원 등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날일달월'을 기점으로 모이게 되는 것 같아 행복하기도 하고. 동네 주민부터 멀리서 오시는 분들까지, '날일달월'에 방문해 주시는 것을 보며 '사람들이 이런 공간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처음 한동안 '날일달월'을 찾아주신 손님 중,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은 후 계산하지 않고 그냥 가는 분들이 더러 있었다. 공간이 너무 편안해 가게가 아니라 친구 집에 놀러온 기분이라 깜빡하셨다고. (웃음) 처음 공간을 꾸릴 때 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이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아 신기하고 즐거웠다. 사실은 오신 분 모두와의 기억이 특별하다. 특이한 공간이니까.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들이 있다면?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해보고자 한다. 서로 책을 교환하는 '중고 책 장터'나 작가와의 만남, 북토크를 계획 중에 있으며, 전시회를 열고 싶기도 하다. 올해 초 독서모임에서 같이 활동하시는 분이 정년퇴임을 하게되어 날일달월이 깜짝 파티를 열어드렸는데, 모두가 매우 기뻐하셨다. 이것을 보고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기념하는 행사를 해보고 싶다 생각했다. 일상의 소소한 이벤트를 서로 나누며 축하해주고,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것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광진구에서 오래 활동하신 만큼광진구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실 것 같다. ‘날일달월이 생각하는 광진구는 어떤 모습인가?

지방에서 올라와 처음 광진구에 자리 잡게 된 이유는 회사 아파트가 광진구에 있어서였다. 동네에 익숙해지고 친구들도 사귀며 자연스럽게 정을 붙이게 되었는데, 광진구라는 곳이 참 애매하다. 살아보니 좋긴 좋은데, ‘애매하게 좋다’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남이니 학원이나 그 외적인 것을 청담에서 해결하는 사람도 종종 보이고, 광진구를 서울의 변두리나 끼인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았다. 자부심을 가지기엔 뭔가 2% 부족하다고 할까. 변화가 많은 서울의 타 지역과 달리 광진구는 외형만 변하고 있을 뿐, 내부적으로는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기도 하고. 모쪼록 ‘광진구에 사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럽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주민들의 의견이 구에 잘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날일달월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싶은지 궁금하다

첫째는 ‘생채식이 가능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채식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야채를 실컷 먹고 싶어서 오셨다는 손님. 생채식을 체험해보고 싶어서, 생채식이 과연 가능할까 궁금해서 찾아온 손님. 채식을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이렇게만 먹을 수 있다면 채식을 할 수 있겠다고 말씀하신 손님 등. 다양한 분들이 ’날일달월‘을 경험하고 가신 것처럼 앞으로도 먹는 것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는 사랑받는 동네책방이 되고 싶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소상공인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동네책방은 조금 특별한 공간이다, 타 지역에는 학교나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들이 가능하면 그 지역의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허나 광진구는 소상공인 특히 서점을 지원해주는 부분이 타 지역에 비해 약한 것 같다. 모쪼록 광진구에서 자부심과 희망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문화적인 풍토나 분위기가 계속 만들어지길 바란다.



‘날일달월’은 독서모임 공간을 제공하는 작은 서점이자 생채식(로푸드) 전문 식당이다. 어떠한 화학 첨가물이나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좋은 식사와 건강한 커피, 그리고 차,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 주소 : 서울 광진구 구의강변로 57 서림빌딩 3층
· 홈페이지 : nalildalwol.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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