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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Jun 26. 2018

[2017 문턱없는 회의-인터뷰북]
책방사춘기

2017 광진 문화나루터 프로젝트

https://www.instagram.com/sachungibook/ 

서울 광진구 동일로34길 24 (군자동 358-21) 

#사랑방 #사춘기 #어른이 #책방이모 #고양이레몬


동네 책방이니까 동네 분들을 모시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


책방사춘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책방사춘기는 군자동 자그마한 골목에 위치한 책방이다. 어린이∙청소년 문학 서점으로 시작했고, 어른들을 위한 문학 책들도 직접 선별해 들여오고 있다. 


책방 이름인 ‘책방사춘기’의 탄생 비화가 듣고 싶다 

‘사춘기’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느낌이 좋아서 ‘책방사춘기’로 지었다. 개인적으로 사춘기 시절을 떠올리면 아름답고 재미있는 추억이 많아서, 단어 자체가 좋게 느껴졌다. 어른이 된 지금, 다들 사춘기 시절을 한번씩 떠올리지 않은가. 근데 재미있는 점은 어린이들이 와서 “왜 이름 사춘기로 지었어요? 사춘기 나쁜 거잖아요.” 할 때가 종종 있다. 아직 사춘기를 겪지 않은 아이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당황스럽긴 했지만, “책방을 통해 아이들에게 사춘기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줘야겠다”는 목표 아닌 목표도 생기긴 했다.

 

광진구에 생긴 첫번째 책방이다. 어떤 이유로 광진구에 자리잡으셨는지 궁금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광진구에 살고 있는데, 동네에서 책방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러다 정말 책방을 차릴 수 있는 기회가 왔고, 광진구가 동화를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고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이∙청소년 문학을 주제로 책방을 준비하게 되었다. 군자역 근처에 살고 있는데, 위치를 고민하던 중 마침 어린이대공원이랑 가까운 군자동이 눈에 띄더라. 직접 와서 보니 골목의 분위기도 정겹고 마음에 들어 이 곳에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첫번째 책방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2017년 4월에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광진구에 책방이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는 했다. 

주로 어떤 손님들이 오시는지 

우선 20~30대 여성분들이 자주 온다. 동네 책방 문화를 즐기는 분들도 자주 오고, 의외로 동네 분들도 많이 온다. 하지만 누구보다 어린이들이 제일 많이 온다. 사실 책방이 완벽히 준비 되기 전에 오픈을 해버렸었다. 일단 열고 조금씩 채워 나가자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어느 날 동네 초등학생들이 우르르 들어 오더다. 며칠 전부터 밖에서 기웃 기웃거리다 용기를 내서 단체로 들어 왔다고 말하더니 “여기 뭐하는 곳 이예요? 이름이 뭐예요? 우리가 홍보해 줄게요!”라고 이야기 하는데, 너무 귀여웠다. 이런 귀여운 아이들이 하루가 닳도록 많이 찾아준다. 


가장 좋았던, 혹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책방을 운영하고 나서 생긴 모든 일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아이들이 오고 싶어하고, 찾는 공간이 된 점이 너무 기쁘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편지도 써주고, 서슴없이 “사랑해요” 하며 속삭이기도 한다. 숙제도 물어보고, 안부도 묻고. 솔직히 내가 책방 사장이지 선생님이나 언니는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도 모든 아이들이 정말 친근하게 대해준다. 이런 모든 점들이 다 좋은 것 같다. 


책방사춘기를 시작한 후에 골목에 찾아온 변화가 있었는지 

다른 동네와 달리 이곳엔 주택가가 굉장히 많은데, 골목이 조용한 편이었다. 책방이 생기고 난 후에는 아이들이 몰려다니면서 웃는 소리도 많이 들리고, 활기가 생겼다고 동네 분들이 말하더라. 그리고 책을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달라진 것 같다. 근처에 책방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책을 찾게 되고, 용돈을 모아 군것질이 아닌 책을 사러 오기도 하고. 동네 분들과도 책을 주제로 서로 이야기도 하고, 생각도 공유하게 되더라. 책방이라는 공간과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함께 교감을 할 수 있게 된 점이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함이 가득한 동네 사랑방 같다. 앞으로 ‘책방사춘기’ 이름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동네 책방이니까 동네 분들을 모시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 소소한 모임이나 독서 프로그램 같은 것. 자체적으로 프로그램 진행해 봤는데, 주로 타 지역에서 오시더라. 동네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 아직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군자동, 화양동, 중곡동 등 광진구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책방사춘기의 주요 고객인 아이들과도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 아이들과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훗날 ‘책방사춘기’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 됐으면 좋겠는지 

‘아, 이런 곳이 있었지’ 정도만 기억 되어도 행복 할 것 같다. 특히 지금 책방사춘기를 사랑해주는 아이들이 자라서 ‘나의 어린 시절을 보낸, 추억의 공간’이라고 기억해주면 더욱이 좋겠다. 

광진구의 지역문화는 다정이다


마지막 공식 질문이다. 책방사춘기가 생각하는 광진구의 지역문화는 무엇인가 

책방사춘기가 생각하는 광진구 지역문화는 ‘다정’이다. 정말 정이 많은 곳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정이 많다. 안 보이면 걱정해주시고, 좋은 것이 있으면 항상 나눠주려고 하신다. 책방 옆에 있는 ‘아이싱 온 더 케이크’ 사장님도 비슷하게 느끼실 것 같다. 정이 넘치는 골목이고, 지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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