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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Jul 24. 2018

4회차,
광진구 안 vs 밖에서의 나

#광진문화연구소 #제4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오늘도 열일하는 작당모의 포스터

성황리에 마친 제3회 작당모의가 엊그제 같았는데, 그새 제4회 작당모의 시간이 돌아왔다. 원래는 두 번째, 네 번째 목요일에 진행되는데 이번 달에는 공방의 사정으로 세번째 목요일에 이어 진행하게 되었다. 3회가 끝나고 바로 진행하다보니 지난 주 보다는 참가자가 덜 모였다만, 어쩌겠나. 지난 주보다 더 재미있게 준비했으니 우리끼리 즐기면 되지! (작당모의 프로젝트는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 재미있어질 예정이다ㅎㅎ)

이번주에는 공방에서 직접 만든 과카몰리와 나초, 샌드위치 그리고 소세지꼬치까지 (또) 엄청나게 준비해주셨다. 앗. 파인애플까지! (시작도 하기 전에 배부는 느낌..) 항상 이렇게 성대하게 준비해주시는 이재철 대표님과 작가님들께 감사드리며, 오늘도 테이블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시작했다.

오늘은 어떤 분들이 오셨을까? 광진구에서 활동하시는 디자이너, 도예 작가, 디자인을 전공하고 가구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 광진구 언니오빠형누나에서 활동하는 기획자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수다떠는 자리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광진구 안에서의 나 vs 광진구 밖에서의 나


오늘 준비한 주제는 바로 광진구 안에서의 나 vs 광진구 밖에서의 나이다. 공간에 따라 감정이 다르듯 지역에 따라 '나 자신'의 감정은 어떻게 다른지 돌이켜보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준비했다.


나는 어떨까? 나름 광진구에서 대학도 다녔고 자취도 꽤 오래했다. 또 '언니오빠형누나'라는 프로젝트를 일년 반 넘게 진행하면서 광진구와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점점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길을 지나가다 보면 정겹게 인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이 곳, 저 곳 쏘다니는(?) 것을 좋아해 여러 맛집과 예쁜 카페도 많이 알고 있고 사장님들이 내 얼굴을 익힌 곳도 꽤 있는 것 같다. 도심 속에서 나름 정겨움을 발견했고, 그 속에서 편안함, 안락함을 나도 모르게 느끼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광진구를 조금만 벗어나면 금방 새로움을 느꼈고 때때로 호기심을 가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광진구만큼 따뜻함을 느끼진 못했던 것 같다.

조별 토론(?) or 수다(?)가 한창인 모습

오늘 참가자 분들을 어떤 것을 느꼈을까? 오늘도 두 조로 나눠 워크숍이 진행되었고, 주제 안내와 동시에 '광진구에서의 나'와 '광진구 밖에서의 나'가 인쇄된 종이를 한장씩 나누어주었다. 

A조, B조의 광진구에서의 나


희망, 시작, 빠름
조용함, 열정과 불안
안정감, 불행


오늘 참가자 분들은 어떤 걸 느꼈을까? 오늘도 두 조로 나뉘어 진행되었고 ‘광진구에서의 나’와 ‘광진구 밖에서의 나’가 인쇄된 종이를 한장씩 나누어주었다. 광진구에서는 느끼는 나의 모습에는 희망, 시작, 빠름, 조용함, 열정과 불안, 안정감, 불행 등 키워드가 다채로웠다. 은근히 나와 다르면서도 비슷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동질감이 더 느껴진 순간이었다. 

A조와 B조의 광진구 밖에서의 나


낯설음, 무미건조함
호기심, 신기함, 피로함


‘광진구 밖에서의 나’ 부분도 역시 다양했다. 하지만 낯설음, 무미건조함, 호기심, 신기함, 피로함 등등 광진구 ‘안’과는 약간 다른 양상이었다. 감정을 꺼내고 이야기를 나눈 뒤 이번엔 조별로 종이를 바꿔 가지기로 했다. 그리곤 고무찰흙과 지점토를 가지고 상대방의 조를 위한 선물을 만들어주는 활동으로 이어나갔다. 옆 조가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는지를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고, 공감한 것을 바탕으로 '공간'을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었다.

출동 대기 중인 고무찰흙과 지점토들

과연 어떤 선물이 탄생할까? 옆 조에게 다들 어떤 것을 공감하고 느꼈을까? 역시 각 조에 도예 작가님들이 함께 있다보니 멀리서 봐도 퀄리티가 장난 아닌게 느껴졌다. 무엇이 만들어져가고 있는 걸까..? 만드는 동안 참가자들이 아주 신이 나기 시작했고(찰흙을 만지는 것이 어렸을 때 이후로 거의 처음일테니까), 웃고 떠들며 만들다보니 주제를 새까맣게 까먹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참가자도 더러 (..아니.. 거의..) 있었다. 

집중 of 집중 중인 참가자들

쨔잔. 우여곡절 끝에 (제발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고 외쳐) 오랜 시간에 걸쳐 선물이 완성되었다. 첫번째 조는 자취방 계약이 끝나가는 참가자를 위해 무서워하지 말라고 첨성대 같은 단단한 집을 만들어주었다. 집 주인이 찾아오지 못하게 여러 장치를 마련해주었는데, 문 앞에 물길을 만들어 주인이 오면 파도가 치게 했고, 옥상에 대포를 설치해 주인이 오면.. 쩜쩜..(말잇못)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 집 옆에는 귀여운 우물과 야자수, 해먹을 만들어주어 편안함을 조성했다고 했다. 

첫번째 조의 선물

두번째 조는 정자를 만들어주었는데(통나무배인줄.. 멀리서는 떡꼬치 인줄), 정말 디테일하고 다양한 음식들이 넘쳐 흘렀다. (주제가 무릉도원이라고..) 주변의 나무에서 과일도 따고, 물고기도 잡고, 신선놀음이 가능한 통나무배라고 한다. 여름답게 시원함이 가득한 선물인 것 같았다. 빨리 시원한 곳으로 휴가가고 싶은 창작자들의 욕구도 살짝 보이는 듯 했다. (수...수...술병도 많고!ㅎㅎ)

두번째 조의 무릉도원

조별로 서로의 선물(?).. 작품(?)을 구경하는 시간을 다음으로 가졌다. 다들 상대방의 디테일에 감탄하며 웃기도 많이 웃었던 것 같다. 특히 자취방을 선물 받은 참가자는 감동이라며 열혈 인증샷을 찍기도 하셨다는거.

각 조별 선물 구경의 시간. 다들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정말 마지막으로 제4회 작당모의 프로젝트에서도 피해 갈 수 없는 시간, I Like와 I Wish 의견을 받는 시간. 아무래도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많아서인지 만들기, 손 작업들을 좋아하셨고 다음 시간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I Like / I Wish

아울러 제6회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위해 강연자 추천을 받고자 의견을 물었는데.. 설민석.. 채사장..부터.. 한지민..김민희..이효리..등.. 본인들의 이상형을 나열해주셨다. 아무래도 모실 수는 없을 것 같다..^^.. 하핫..;

참가자들의 의견을 묻는 코너

아무튼, 이렇게 오늘도 마무리가 되었다. 만들기 활동을 추가하니 다들 더욱 신나게 참여해 주셨던 것 같다. 의견 취합까지 마무리하고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다른 협의체 분들이 합류해 뒷풀이 시간에는 더욱 시끌벅적한 이야기자리가 만들어졌다. 나 자신에게 광진구는 어떤 의미였는지 돌이켜볼 수 있었던 오늘, 다시 한 번 내가 사는 곳에 대해 알아가고 깊은 애정이 생겨났다. 다음 달에는 어떤 주제를 준비해볼까?



[8월 작당모의 프로젝트 안내]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8 작당모의 프로젝트란?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가벼운 모임입니다.


 *2018 광진문화연구소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8 지역문화 네트워크 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 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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