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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Nov 16. 2020

[19호] 나루의 발견_청연차차


People| 나루의 발견 #55

청연차차


이번 나루사이 19호에서는 작당모의를 주제로 2020 지역문화 진흥사업 N개의 서울 광진문화연구소’ 속 세부 프로젝트인 작당모의 프로젝트 참여자들을 만났다. ‘작당모의러라고 불리 우는 참여자들은 2020년부터 모임을 직접 기획하고진행하며 광진문화연구소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20년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모임 중문화·예술로 서로의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유의미한 과정들을 쌓아가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일상이 예술이 되고청년이 예술가가 되는 곳화려함과 기교저명함과 천재성을 지양하며 우리만의 속도로 차차 나아가자는 청년 일상예술연대’ 청연차차서로의 가치를 공유하고그 가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연대하는 비슷하지만 모두 다른 색을 가진 차차의 벗들을 만나보았다.          


'청연차차(이하 차차)'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청연차차’는 청년일상예술연대의 줄임말로 우리의 걸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차차’ 걸어가자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권위적이고 무겁기만 한 예술에서 탈피하여 더욱 많은 청년이 예술가로 성장하고,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총 8명 구성원이 딴마음, 슈슈, 혜안, 온리뷰, 숲, 하니비, 나폴리, 정율이라는 닉네임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모임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17년, 그림책협회에서 일하고 계신 선생님을 필두로 두 청년이 더해져 팀을 꾸렸다.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일상 속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고, ‘회사 혹은 학교만이 내 일상의 전부일까?’라는 물음에서 모임을 시작했다. 내가 가진 것들을 함께 나눌 순 없을까 고민했고, 이를 계기로 느리지만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되었다. 모임을 지속하다보니 일상 예술을 나눌 수 있는 더 많은 사람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졌고, 범위를 넓혀 지금의 차차 모습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일상예술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이다. ‘청연차차가 생각하는 일상이 예술이 되는 활동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술가라는 이름을 붙이면 늘 전문성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 가운데 청년은 항상 애매한 위치라고 생각했다. 자격증을 딴다거나 학위가 있어야만 전문가라고 인정하는 사회의 시선에 늘 물음표가 생겼다. 이 생각과 과정을 차차와 함께 나누다 보니 우리 모두 이미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일 예술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모든 진지한 삶의 표현은 예술이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말처럼 일상에서 각자가 가진 창조성을 중심으로 펼치는 행위 자체가 일상이 예술이 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아주 작고 사소한 모든 것들이 예술이 될 수 있다     

예술학과를 졸업했지만 나 스스로 예술가라고 말하기에는 떳떳하지 않았고 겸연쩍었다. 이러한 정체성의 혼란으로 힘든 시기에 ‘청연차차’를 만나 여러 활동을 해보니 준비되지 않았던 것은 내 마음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청연차차’를 통해서 깨달은 것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모든 것들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다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예술이라고 하면 정말 높은 벽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웃음그렇다면 청연차차에선 일상을 예술로 바꾸기 위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차차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격주로 만나 진행되는 ‘일상예술 호스팅’ 정기모임과 시즌 프로젝트 ‘차차의 사계’가 있다. ‘일상예술 호스팅’은 돌아가면서 기획자가 되어 한 시간 남짓의 활동을 준비하고 함께 실행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평소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시도하기도 한다. ‘차차의 사계’는 춘, 하, 추, 동을 나눠 3개월 단위로 저마다의 목표를 잡고 달성해보는 프로젝트다. 각자 개인의 가치와 역량을 높이면서 지역과의 연대를 꿈꾸는 활동이다. 

    

활동들을 들어보니 차차는 일상의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모임이라는 생각이 든다일상 속 틈틈이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부지런함이 정말 멋있다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한번은 호스팅 프로그램으로 키워드를 가지고 짧은 극을 만들어보는 즉흥극을 진행했다. 슬픔, 기쁨, 분노, 즐거움 등의 다양한 감정 키워드와 여러 공간 키워드를 합쳐서 장면을 만들어보는 활동이었는데 똑같은 상황을 제시해도 모두가 각자만의 색깔로 풀어나가는 것이 신기했다. 남양주에 있는 국립수목원을 거닐고 산책했던 활동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힘든 상황들이 많아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산책을 하니 생각이 정리되고 엄청 개운하더라.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이 모임의 존재 자체가 매우 큰 위로가 되는 것 같다. 

    

휴식에 대한 여러 가지 개념이 있지만 차차의 활동들은 예술로 쉬는 것이 휴식인 것 같다이제 부터는 우리가 오늘 이렇게 만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 ‘N개의 작당모의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차차의 작당모의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모임 햇수가 3년 차가 되면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싶었다. 또 지역의 다른 예술가분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팀원 모두가 광진구민은 아니지만 모두가 모이기 좋은 편의성을 따지나보니 자연스레 광진구를 기반으로 모임이 결성되었고 ‘차차’의 첫 공간도 광진구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 와중에 ‘N개의 작당모의 프로젝트’ 공고를 발견했고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웃음) 우리가 생각하기에 ‘N개의 작당모의 프로젝트’는 지역에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는 첫걸음 같았다.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작당모의 프로젝트 전체 참여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지만, 상황이 나아져 하루빨리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N개의 작당모의 프로젝트’는 지역에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는 첫걸음 같았다.   
  

저희도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 (웃음앞으로 다뤄보고 싶은 활동은 무엇이 있는지 말해 달라.

지금까지는 ‘차차의 사계’ 프로젝트를 모임 내에서 공유하는 것에 머물렀는데, 이번 여름 무중력지대 공간을 빌려 ‘청연차차’를 소개하고 일상예술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기획했었다. 결국 코로나19 상황으로 무산되었는데 지금까지도 너무 아쉽다. 모쪼록 지역 안에서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진행해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지만 (웃음) 올해 안에 차차의 활동 내용과 사진을 담은 달력을 제작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다. ‘청연차차가 나아가고 싶은 목표가 궁금하다.

청년 예술가라고하면 ‘과연 예술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는 시선들이 많다. ‘청연차차’는 이런 시선들을 대변하고 싶다. 우리가 환경적인 면에서 가난할지 몰라도 문화적으로는 절대 가난하지 않다는 것을 ‘차차’를 통해 증명하고 싶고, 지금처럼 각자가 탐구하고 있는 예술 분야를 계속 발전시켜서 실제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차차'가 되기를 바란다. (웃음)           


글 이슬기 사진 이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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