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가 #당신이라는책 #차가운국수
‘나루 살롱’은 광진구에서 활동 중인 청년/신진 예술가(창작자)들을 위한 코너입니다. ‘광진구’를 주제로 문학 작품(시∙소설∙각본), 그림(회화),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물을 매 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작품 게재나 이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emma@naruart.or.kr로 문의 주세요.
<당신이라는 책>
나는 가름끈처럼 가끔
당신의 맥락에 입장합니다.
가만히 있을 뿐이지만
당신은 종종 나의 이전과
이후로 나뉘기도 합니다.
<차가운 국수>
찬 국수 한 그릇 받는다.
젓가락 길이가 같다는 것은 묘한 인심
왜 찬 국수를 먹느냐
아무도 묻지 않는다.
유년을 묻지 않는 것처럼
차가운 것이 속을 지날 때면
잘못 되지 않았다는 확신
냉수 같은 웃음을 들이켜며
엉킨 말처럼 질긴 국수를 씹어 삼킨다.
더울 때 찬 것을 먹는 것은
추울 때 뜨거운 것을 먹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
입 안도 시린 이 국수를
속은 어떻게 추억할까
잔뜩 웅크리고 그릇 속만 쳐다봐도
다 괜찮다는 듯
차가운 국수
때론 속에 버릴 것도 있다는 듯
흐느적대는 몇 가닥
매일 한 편의 시를 쓰고 있는 7년 차 시인 김태운 시인은 현재 아름다운 가게(광진 자양점) 매니저 및 광진구 청년 활동가 모임 '광진러들'과 광진문화예술인네트워크 '다락'의 멤버로서 시 집필 외에도 광진구 '청년'과 '문화/예술'을 위한 다양한 활동 또한 하고 있다.
*협업 및 작품 문의 : itisbu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