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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Jul 08. 2021

[N개의 작당모의 프로젝트] 심연

#지역문화 #N개의작당모의프로젝트 #심연

2021년 6월, 광진문화연구소 간판(!) 프로그램 <작당모의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시작의 문을 열었다. 코로나19로 홍보에 제약이 있던 터라 모임 신청원이 너무 적을까 내부에서는 걱정이 많았지만 역시나는 역시. 그런 우리의 고민은 기우였음을 증명하듯 폭넓고 다채로운 기획으로 여러 팀들이 신청해주셨고 결과적으로 1분기(6월~8월), 총 12팀이 함께 하게 되었다. 


선정된 리스트 중 독특한 작명으로 나의 이목을 끄는 팀이 있었는데, 바로 ‘심연(자유로운 나를 위하여)’이었다. 깊은 못. 부제로 쓰인 ‘자유로운 나를 위하여’라는 문장 또한 흥미로운 궁금증을 일으켰다. 과연 어떠한 힘을 담고 있는 작당모의인지 6월, 초여름의 입구에서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넓고 오목하게 팬 땅에 물이 피어 있는
웅덩이를 뜻하는 ‘심연(深淵)’

사람들은 각기 저마다의
심연을 갖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심연(深淵)’은 광진구가 주 활동무대인 요가강사/아로마테라피스트, 문화예술기획자, 사회복지사 3인이 구성한 팀으로,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동기이자 10년 지기 친구들이다. 각자의 타고난 자질과 갈고닦은 재능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모임을 결성했다고 한다.


넓고 오목하게 팬 땅에 물이 피어 있는 웅덩이를 뜻하는 심연은 사람들은 각기 저마다의 심연을 갖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이에 각자가 지닌 고유함을 매 순간 충실하고 온전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광진구에 거주 중인 청년(만 19세~39세)을 대상으로, 아로마테라피/요가(심프로젝트)로 잠겨있던 신체를 두드려보고 연극 놀이/음성 표현(연프로젝트)을 통해 깊은 내면의 페르소나를 엿보는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나랑 평생 같이 살아야 하는 게 누일까요? 나, 나 자신. 그러니까 나 자신을 잘 보살펴주고 깨지면 보수도 잘해주고 그래야겠죠? 나는 나랑 제일 잘 지내고 싶거든요. 나를 과잉으로 사랑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학대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 균형을 잘 맞춰가는 게 내 평생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 드라마 런 온    

더불어 심연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마음 심(心) 연결하다 연(連)을 사용하여 청년들의 마음을 사회와 잇고 싶다는 희망 사항을 드러냈다.  

 우리는 어떤 감정을 잃어버리고 사는지

심연의 첫 모임 주제는 메인 감정 정하기였다. 심연 팀은 요즘의 청년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이슈가 무엇일까 마인드맵을 시작했다. 청년으로서 각자의 삶에서 겪은 상황들을 토대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역시나 코로나19로 이야기가 모였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따라오는 감정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주제가 옮겨갔고, 최종적으로 상실감, 조급함, 무기력 세 가지의 키워드로 좁혀졌다.     

다음 큰 줄기의 주제는 내가 가장 자주 느끼는 감정과 내가 가장 느끼지 못하는 감정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 등 심연 팀은 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며 이들 또한 서로의 심연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어떤 감정을 잃어버리고 사는지에 대해 ‘나를 찾아서’ 혹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과 같은 문장을 발판으로 청년들과 나누면 좋겠다며 마무리했다.


앞으로 세 번의 간담회를 통해 지역 청년들의 특성을 더욱 깊이 차근차근 알아보고 이를 토대로 감정을 재충전 할 수 있는 광진구 시그니처 아로마를 블랜딩하여 워크숍을 운영한다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겠다!      


2021년 3월 기준 광진구의 1인 가구 비율은 78,590명으로 지역 내 전체 가구의 47%를 차지한다는 결과가 있다. 나 또한 광진구에 거주했던 1인 가구이자 청년의 입장으로 작당모의 ‘심연’이 준비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가 너무나 반갑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길이 있고 각자의 속도가 있다. “과연 이 길이 맞을까?”에 대한 해답 또한 본인만이 알고 있다. 모쪼록 더욱 많은 청년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뚜벅뚜벅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슬기 사진 느린나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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