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치과 치료후 웬지 모르게 가라앉은 마음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우울감속에 하루를 보낸 내가 싫어서 좀 과하게 운동을 했나보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 말이라도 괜히 헛나와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바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수면제 한 알을 복용하고 책을 잡아 읽다 언젠지 모르게 잠에 빠졌나보다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는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 이야기들이 왔다 갔지만
생각해보니 항상 난 그져 나였지 내 장자처럼 나비가 되거나 다른 모습으로의 꿈은 없었던 듯
어제의 꿈도 오래전 대학초년 시절에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어울림이었던 듯한데, 재미난 건 그 안에 다른 누군가가 내가 되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타인이 되어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꿈
스페인 영화중 '오픈 유어 아이즈'라는 영화가 있다
톰 크르즈에 의해 헐리우드 판으로 '바닐라 스카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가 되기도 했던 영화
마치 장자의 나비의 꿈 서양판이라고해야하나?
그 뒤 유사한 영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도 있지만, 아마도 영화로 보여진 가장 처음은 스페인의 '오픈 유어 아이즈'가 아니었을까 싶다
끊임없이 떠지는 눈
어느게 현실이고 어느게 꿈인지, 어느게 지금의 내 모습이고, 진실인지를 마치 양파의 껍질을 하나씩 까고 들어가듯이 수없이 반복되어지는 쳇바퀴와도 같은 이야기,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아도 제 자리로만 돌아오게 되는
영화의 끝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오픈 유어 아이즈라는 단어로 마무리가 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게 이어지는 메아리처럼 울리는 오픈 유어 아이즈
1월도 거의 다 지나가나보다
마당의 능수매화에 몽우리들이 잡혀간다
어느 순간 꽃몽우리가 열리면서 봄의 시작을 알릴거고, 그 뒤를 이어 옆의 라일락이 피면서 집앞 공원의 벗꽃들이 피면 3월이 지나 4월, 5월로 들어서겠지
꿈속에서 타인이 나를 봐라보는 상황과 내용은 다 잊었지만,
그 느낌은 오늘 하루를 이어간다
내가 나를 타인이 되어 바라보며 세상속 수 많은 사람들중 하나로 보는 느낌
세상속 사람은 많아도 난 그져 나 하나일 뿐인대
그냥
난 나로 나를 바라보고 싶다
잘났든, 못났든
나쁜 놈이든, 어떠한 놈이든 누군가의 평가보다는 그져 난 나로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리고, 또 누군가가 자기의 초상화를 그려주기를 바라는 것은 더 변하기 전 자신의 모습을 담아 두고 싶어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 욕망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본능적인 욕망, 어제보다 나이들며 변하는 자신을 내일이 되기 전에 담아 두고 싶어하는 마음
자신은 자신을 볼 수 없다는거
눈은 앞의 것만을 볼 뿐이고, 기껏해야 거울속, 사진속, 그림속 초상화를 통해서 나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찌보면 다행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신이 준 선물이 있다면 눈은 나를 보기보다 앞에 있는 대상을 보게 함이 아닐까? 내가 나를 수시로 볼 수 있다면, 더 불안하고 내 모습에 어쩌면 초조함과 인위적 모습들이 더 입혀지지 않을까 싶은건 나만의 오류일지라도 모르지만, 내가 나를 바라보기 보다 그냥 난 나로서 시간이 만든 공간속에 남아 있고 싶다.
난 나로서, 그냥 내가 날 편하게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