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날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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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우리들 곁에 찾아온 건지도 모르게

바렌타인 데이는 1년중 젊은 연인들에게 그 의미가 중한 날이 된 듯 싶다

예전보다는 그 의미가 줄어는 들었다해도,

아마도, 내일이면 초콜렛바구니에 꽃송이를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늘어날 듯

그냥 일반 초콜렛도 아닌

직접 만든 수제 초콜렛이나,

명문 제과점의 고급 초콜렛들로 추세가 바뀌어간다고도 한다

출근길보니 편의점 앞에는 초콜렛 바구니들이 그득 전시되어 지나는 이에게 유혹을 던진다

초콜렛

그냥, 누가 상업적이다 서구적이다 그런 의미가 아니다 뭐라 해도

좋아하는 연인에게 무언가를 전해줄 수 있는 날이 있다함은

생각만으로도 달콤한 날일 듯

형식적으로 사무실에 초콜렛 하나씩 돌리는 것과는 달리

마음속 흡모를 하던 누군가가 있어왔다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즐거웠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마음을 표현해도 부끄러움보다 사랑스러움으로 전해질 수 있는 1년중 단 하루의 날로 바렌타인 데이가 우리 곁에 머물러 주면 좋으련만, 마치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내려와 밤새 몰래 선물을 놓아주고 가 듯이 이 날도 너무 티나지 않고, 부끄러움을 가려주며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되어줄 수 있다면 아름다운 하루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사랑

아쉽다

가장 사랑의 열병을 앓을 수 있었던, 10대, 20대를

대학이라는, 병원이라는 공간속에서 나를 잊은채 쫒기듯이 밀리듯이 나를 잊고 살아오다

나를 느끼고 보니 벌써 사오십대가 지나면서, 오히려 육십대가 더 가까워진다

의도적인 사랑이 아닌, 가슴속에서 나를 어쩔 수 없게 달아오르게 하여주는 그런 사랑은 이젠 어렵겠지?

그러기에는 아마도 마음속 샘안의 물이 아직 메마르지까지는 아니라해도 줄어 들어 끓어 올라주기는 어려울 성 싶다

하긴, 대학 3년을 함께한 여학생이 있었긴 한데

그게 사랑인 것은 느끼지 못했던 듯

사학과 출신인 그와는 입학과 함께 같이 해서

사진을 항상 함께 찍으러 다녔고

수업이 없는 여분의 시간은 거의 대부분 함께 했던 듯하다

재미난 건

마치 누나처럼 자장면을 먹을 때면 비벼주고

설렁탕을 먹을 때면 간을 맞추어 주고는 했었는데

시험을 앞두고는 필통속 볼펜과 연필들을 새걸로 바꾸어 놓고

낡은 옷일지언정 돌아다니다 흐트러지면 바르게 손봐주고

그러다, 졸업과 함께 그는 유학을 가고 난 본과생으로 더 바쁜 수업속으로 들어가고

그렇게 잊혀져가 버렸다

그 때는 그게 어떤 감정인지도 모른채 그냥 당연하게 옆에 있는 사람으로만 서로 생각했었는데

곁에 있으면 편했던게 사랑이었던 것일까?

없으면 이상함을 떠나 불편했던게 사랑이었던 것일까?

바렌타인 데이

아들이 외국에서는 남자가 받는게 아니라,

서로 주는 날이라면서 여자 친구에게 뭘 해 주지?

고민의 말을 묻는다

그냥, 집에서 너 잘하는 스파게티와 스테이크해주면서 꽃 한 송이를 주라 전해 줬는데

부러운 건 그런 날이 아닌, 그런 감정의 샘에 물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젊음이 새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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