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의 술 한잔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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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론, scepticism

'인간의 인식을 주관적, 상대적이라고 보아 진리의 절대성을 의심하고 궁극적인 판단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

살아오며 이런 주관을 가지려 노력했건만

다른이의 행동이나 모습을 평하기 보다

이해를 하려하면 오히려 오해가 더 커지기에 물 건너의 남의 일

액자속 그림을 바라보듯 그렇게 살아오고, 가려 했는데

어젠 내 선을 좀 벗어났나보다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의 반응

아니, 이해가 필요없다는 내 생각을 잠시 잊어 버렸나보다

결국 상처는 내가 받는 것이건만

그래도, 조금은 답답함은 주고도 닥터 면허를 걸고 쉽지 않은 일을 해 줬을 때는

평생의 은인이라는 말도 하던 것이 그 유효기간은 너무도 짧기만

또 다른 염려를 보여 이젠 더 이상의 도움은 어렵기에 했던 말 몇마디가

문장은 사라지고, 단어들만이 간추려지며 공격의 대상이 되 버린다

내가 한 문장은 어디로 간 것일까?

문장이 사라진 단어는 나도 당혹스럽게 만든다

수 차례의 도움은 지나간 일

무릅까지 끓으며 청하게 하던 어려움은 이미 어제의 일들

평생은인이라는 단어의 평생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단위

내일 어떠한 일들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은

지금은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삶

어제 퇴근길 한 잔술에

다시 칸트의 책을 들고 읽다 잠이 들었다

이 놈의 술

마실 때는 모르던 것이 아침엔 너 술 어제 과했어 하고 알려준다

오전이 지나야 속이 좀 편해지려나

병원막내가 해장엔 역시 바게트 샌드위치라며 서구식 해장빵을 ㅜㅜ

그래도, 한 가지는 이젠 분명하게 얻었다

버릴 것

아닌 것은 아무리 당장의 어떠한 말로 포장을 해도

어차피 찢겨질 포장지임을

회의론을 몇 차례

되돌이표로 읽으며 시작하는 아침이다

사람이 적은 곳

아니, 없으면 더 좋고

그런 한 적하고 너무 넓지 않은 공간

앞으로 바다물이 들락여주면 더 없이 고맙고

뜨거운 차 한 잔에

책 한권 읽다 졸다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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