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뭐 신년이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설이라 하고
금년 설은 빨랐나보다 했더니만
2월도 반이 후딱 가버리네요
뭔 약속들이 있나?
어디들을 이리 급하게 가는건지 따라가 봐야하는건지?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극장에서 '조조 래빛'을
넷플렉스에서 '결혼 이야기'를
두 영화속 스칼렛 요한슨
사실 그 간엔 그의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았었던 것이 대부분이 어벤져스등의 내 선호하지 않는 영화에 주로 나왔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웬지 모르게 시대의 유행을 따르는 다소 통속적 배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었다. 사실, 그럴만한 특별한 이유도 없었지만
조조 래빛속의 스칼렛 요한슨은 참 매력이 넘쳤다
전쟁의 포화속에서도 잃지 않는 여유
반 정부활동을 하면서도 덤덤한 모습을 그려내고, 한 잔의 와인을 들고 추던 춤시위
아빠를 그리워 하는 아들을 위해 능청스럽게 벽난로의 재로 수염을 만들고 하던 대사
스칼렛 요한슨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넷플렉스의 결혼이야기를 찾아 틀었다
물론, 아카데미에서 몇번 후보작으로의 호명됨이 주는 호기심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
그 보다 스칼렛 요한슨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었다
선입견
하나의 인상이 만들어주는 선입견
그 선입견이 때로는 아주 우습게 깨져버린다
어벤져스의 여전사에서 조조 래빗의 다정 다감하기만 한 엄마의 모습
누군가 내게 가진 선입견은 무엇일까?
아니, 내가 가진 누군가에 대한 선입견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그제는 다소 술을 과하게 마셨다
아마도 지금 생각해보니, 그 간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깨지면서
찾아든 빈 공간의 허함을 견디기 벅차 술로 채우려 했었나보다
어제는 아내와 노배우 박정자의 자전적 연극, '노래처럼 말해줘'를 예술의 전당에서 보았다
늘 느껴지는거... 예술의 전당은 너무 주차료가 비싸 ㅜㅜ
그리고, 간단히라도 먹을 거리가 너무 없어 ㅜㅜ
1인극이지만, 배우는 참 컸다
혼자 온 무대를 다 그 득히 메운 듯이 시작하고 언젠지 모르게 마지막의 아쉬움을 전한다
슬쩍 옆자리의 아내를 보니 극 중 중간 중간 눈물이 맻히는지 손이 눈가로 가곤 한다
배우는 자기에겐 이젠 두 가지만이 남았을 뿐이라며 내 잊었던 것을 아니 고민을 해결해준다
이제 79세로 죽던지, 80세가 되면서 무대에 또 다시 서든 두 가지만 남았고
자기 선택권이 아니란다
나이와 무관하게 듣고 보니 내게도 남은건 단 두가지 뿐일 듯 싶다
내 자리를 지켜가든
떠나든
그건 내 자유의 선택 의지를 갈 수록 벗어나가고 있는 듯 싶어진다
또 하나,
노배우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아직은'이라한다
아직은 자신은 하고 싶었던 것, 해야할 것들을 해야만 할게 많다고
아직은과 아직도의 차이
긍정과 부정의 느낌을 주는 듯 싶다
아직 못했구나
아직도 안했니
아직은 시기가 아냐
아직도 그 정도냐
내게 남은 '아직은'은 너무도 많다
2000년에 나온 내 첫 책
8년동안 스테디셀러로 대형문고의 좌대에 놓여 있으면서
20쇄가 넘는 인쇄로 내 글쓰기의 시작점이 되 주었었는데,
그 뒤의 37권의 책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을 주었던 책
그러했던 고마운 첫 책의 2부를 다시 써보고 싶다
20년이 흘렀으니, 내용도 많이 바뀔 수 있을 듯
다신 의학건강서적은 쓰지 않겠다 했었는데,
어제 노배우를 보고 내 삶의 마지막 의학건강서적이라 하면 너무 거창한 것일까?
자료 준비에만 1년은 넘겠지만 마지막으로 한 권만 더 써보련다
토요일은 출근길이 여유러워서 좋다
날이 풀리는지 아침 강아지들과의 인사자리가 편하다
20kg가 넘는 델리는 반갑다며 달려들며 밀면 이젠 감당도 어렵다
태어나 계단도 못오르고 내리던 놈이 이젠 내 안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만큼 시간이 흐른거겠지
한 때는 그 좋아하는 산책길에서도 탄천가의 징검다리를 만나면 피하고 멀리 돌아가려 몸부림쳤었는데,
이젠 먼저 뛰어넘어 나를 여유롭게 기다린다
어김없이
시간의 테엽은 흘러간다
그 테엽을 잡으려보다는 '아직은'이란 단어가 주는 새로운 마음에
뒤보다 앞을 보고자 한다
딸이 깔아준 어풀
아침마다 그 날의 격언, 좋은 말이 한 문장씩 하루의 시작을 알려준다
오늘의 글은 네델란드의 사제가 했던 말중 '요구받기 전에 먼저 충고하지 말라'이다
이 글을 몇일 전에만 봤어도, 괜히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받지는 않았을 텐데
토요일
오늘은 바쁘면서도 반가운 날이다
먼 곳, 지방분들이 오시는 고맙기도 한 날
오늘 오시는 한 분 딸은 성조숙증과 키 치료를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당뇨와 고지혈을 가지신 분으로 한 달간 본인이 드신 것을 마치 일기장에 기록하 듯이 꼼꼼히 적어 오시는 분이다. 그 뿐이 아닌 보시면서 그 맛과 재료들에 대해 자랑도 하시고, 그 중 일부는 싸서 가져다도 주신다. 오늘은 뭘 가져오실까? 사심 그득함을 오늘 하루만은 인정한다. 지난 달엔 고구마 줄기를 가져다 주셨었는데, 오늘은 이르지만 쑥을 가져다 주시면 안될까? 갑자기 쑥버무리가 먹고싶어진다. 너무 이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