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취기가 남은 아침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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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갈피를 잡기 힘듬에 한 잔 두 잔

옥상 내 책방에서 마시던 술이 과했나보다

아침 출근하니 병원식구들이 얼굴이 부은게 마셨죠

딱 티나네 하며 해장용이라며 빙수를 시켜준다

어차피 예약진료위주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진료실이 너무 한산하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메시지가 붕 울리며 새로운 환자의 추가를 알린다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어제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속 한 문장이다

미친 사람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을까?

무엇엔가에 미친 적이 난 있었을까?

쫒기 듯이

밀리 듯이

그렇게 수십년이 흘러 이제 이 시간속에 서 있는 것이

만약 무엇엔가 미친 듯이 매달려서 나 스스로 달려온 것이었다면

지금의 난 다른 모습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어제의 취기 떄문인지

아침의 머리가 맑지 못하다

진료실의 한가로움이 오히려 오늘은 내게 도움을 준다

내 마음의 어수선함의 이유를 알기에 아침 안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는 아내

택시를 불러준다

운전이 편해 보이지 못한 얼굴이었나보다

'떠남과 기다림이 결국은 당자의 마음에서 비롯되지만,

우리는 그 마음을 탓하기에 앞서 그런 마음이 되기 까지의 사연을 먼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영복선생님의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중 일부

내 일기장앞에 적어 놓은 문구이다

결과보다 그 결과를 만든 사연을 볼 수 있는 마음을 다시 새기며 일기장을 열며 만년필을 잡아본다

인터넷상 키보드로 쓰여지는 글과 일기장 속 펜으로 쓰는 내 맘의 글이 같긴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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