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없던 환자분이 갑작스레 몇분 연이어 오시다보니 초기 짙게 했던 붉은 색을
연하게 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다 그 시간과 때가 있는 것을 알려주려했던 걸까?
진달래가 피는 듯하더니 찔레가 필어난다
둘은 얼핏 보면 비슷하기도 하고, 혼동을 준다
피는 시기가 진달래가 다소 빨라 시기로 구별을 하고 찔레꽃이 좀 더 오래 가기에
5월이 되면 그 구별엔 어려움이 적어지지만 이 맘때면 그 구별이 어렵기도 하다
꽃일 사이를 가로 지르는 붉은 진분홍색의 선이 있으면 철쭉이다
이를 허니가이드라 부른다고 한다
금년에는 5월에 아내와 소백산 철쭉제를 가봐야겠다
대학시절, 벌써 30여년이 지난 그 시절엔 지금은 스키장과 관광호텔등이 들어서고
케이블카가 운행되어지는 그 곳이 철쭉밭이었는데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이청준 소설속에서도 이 철쭉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유치도 못한 동계올림픽을 이유로 다 갈아 업어진 덕유산의 철쭉들
눈 내린 덕유산은 동화속의 나라였는데,
이 역시도 케이블카가 운행되면서 그 깨끗한 눈밭들이 놀이 공원마냥 더럽혀져 버렸다
희다 못해 햇살에 비쳐 청색의 빛을 발하던 눈밭은 이젠 삼겹살구이에 술판이 자리해버렸다
이런 발전, 개발은 이젠 좀 그만 했으면
'........................
저 사람은 너무 교만해
그러니까 저 사람과 그만 만나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교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이해심이 없어
그러니까 저 사람과 작별해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
김만기 시인의 시 '그때 왜'의 일부다
그때 왜?
그래 그때 왜? 나를 돌아보지 못하며 남만 내 눈에 보였던 것일까?
시간이 지나 내 방 의자에 불을 끄고 앉아 있다보면
눈앞에 비추어지는 건 때론 교만하고, 이해심 적다 내 탓하던 다른 누군가의 모습이 아닌
내 모습이 어둠속에 비추어진다
탓을 받아야할 사람은 나였나보다
11시넘어까지 술을 마신 건 참 오랜만인 듯하다
12시가 넘어 귀가해 침대곁 의자에 앉아 잠시 어둠속에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나 스스로도 나를 제동하지 못한 채 흘러가버린 시간들
오늘은 좀 더 긴 시간
저녁, 되근후 강아지들과 걷고 싶다
내 다리가 내게 허락만 해 준다면 거 많이 걷고 싶다.
걷다보면 많은 생각들을 할 여유가 생긴다.
재미난 건 처음 걷기 시작할 때와 땀이 나기 시작할 때, 그리고 지쳐서 힘에 겨워질 때의 생각들이 바뀌어간다
형식적인 사고에서 진정 나에 대한 생각으로 몸이 지쳐가면서 치장의 옷들이 하나 둘 씩 벗겨져 가는 느낌이 든다
아마 산책길에서 이젠 하나 둘 떨어진 벛꽃들을 밟으며 철쭉과 개나리, 진달래들을 더 보개 될 듯
어김없이 시간이 흐르고
이젠 4월도 많이 지나가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