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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시환 Apr 18. 2020

변화

영주 부석사를 오르는 양쪽길은

봄이면 사과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들이 하늘을 물들인다

대웅전앞에서 내려다 보면 물결처럼 흘러 이어지는 산맥들의 봉우리들이 아련하게 보이고

크다하기엔 작고, 작다 하기엔 그래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경내의 입구옆쪽에 자리한 공양간 

입구가 작고 지하에 있어 밖에서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에 

자주 다니지 않았거나,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부석사 공양간에서 맛볼 수 있는 그 철의 갖은 산나물을 넣어 비벼먹는 그 맛

때론 가족들과 꽃도 보고, 비빔밥을 먹으러 종종 가고는 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한 동안 못가본지 오래된 성 싶다

많이 달라졌겠지?

시간

세월이 오래 지났어도 큰 변화가 없던 삶의 공간들이

지난 한 세기전후하여 너무도 큰 변화가 찾아오다보니

이젠 조금의 시간 뒤에도 낯선 곳이 되 버리는 곳들이 늘어만 간다

집 마당의 미니사과나무 4년전 2그루를 심었던 것 중

한 그루가 살아남아 꽃을 피운다

가을이면 제법 가족들이 맛볼 수 있을 정도의 열매도 선물해주고

변화보다 익숙해지고, 함께 하면서 시간이 이렇게 익으며 흘러가주면 좋으련만

마당에 남아 꽃을 피워주는 사과나무, 체리나무, 편백나무, 명자나무, 조팝나무, 장미, 매실, 자두, 감나무, 라일락, 등나무, 소나무, 산수유, 동백, 배롱나무, 자귀나무, 튜립 그리고 울타리를 이뤄주는 화살나무와 주목, 남천등은 같이 심었던 다른 몇그루들이 겨울을 넘기지 못하거나 자리 잡지 못해 떠나고 4-5년을 남아 함께 하여 주었으니 시간이 흐른다해도 쉽게 곁을 떠나지 않겠지?

아 옥상의 치자나무나 무화과, 장미, 등나무, 황금소나무가 서운해 할 뻔 했구만

화분내에서 몇년간 고맙게도 함께 해 주었건만

치자꽃이 피면 온 옥상이 그 향으로 가득 찬다

다른 누가 들으면 마당이 쾌나 넓다 생각할 듯 ^^

좁은 공간이지만, 나름 이리 저리 간격과 종류를 맞추어 심다보니 넓지 않은 마당내에 어느 덧

함께하여주는 동무들이 늘어났다

봄이면 꽃을, 여름이면 푸르름을, 가을이면 열매를 주는 친구들

겨울이면 이발사가 이발을 하 듯 가지치기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내는 좁은 마당에 이것 저것 심는 내게 이젠 좀 그만 심으라 핀잔을 주기도

금년엔 나무보다 아내 말대로 꽃, 작은 야생화들을 주로 심었다

야생화들은 겨울을 나고 내년 봄 다시 나 줄 수 있어야할텐데, 가능할지 궁금하다

거의 반세기는 넘었을 책일 듯

노먼 빈센트 필 박사는 책에 걱정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아마도, 자기 개발서류로 이 책을 본다면 거의 그 출발선상에 있는 책이 아닐까도 싶구만

'우리가 하는 모든 걱정 중에서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이 40%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걱정이 30%

신경 쓸 일이 아닌 작은 것에 대한 걱정이 22%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한 걱정이 4%

결국 우리가 어찌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걱정은 4%안쪽 정도일 뿐이고, 

그 4%도 사실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걱정이 많은 시대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그 간 우리와 아주 오랜 기간 함께 해 왔다

그 바이러스를 화나게 한건 우리 아닐까?

눈에 보이지도 않는 크릴새우에서 오일을 짜 한 병을 만들려면 몇마리의 크릴새우가 필요할까?

그 오일은 또 그 많은 크릴새우를 죽일 만큼의 가치로 우리 몸에 도움을 주는걸까?

건강을 준다 파는 새치혀는 

어찌 보면 상대의 건강보다 자신의 주머니에 눈이 가 있을 듯

4월말이나 5월초엔 화분으로 옥상에 가지 몇 그루를 심어봐야겠다

가지꽃도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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