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려보고싶어 한지가 얼마나 됐을까?
엉터리 방터리의 그림이지만
그 간 이리 저리 시간이 나면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것이 거의 유일한 생활속 이탈의 시간들
그 이탈의 시간들이 진료실내에서 슬그머니
그림으로 이어겼었던게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그 시간은 다른 잡념이 사라지고
맘이 편해지기에 내가 보기 위한 나를 위한 그림들이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외부로 오픈을 하는 만용을 벌여버렸다
하다보면 는다지만
해도 해도 늘지 않는 그림
아내는 학원을 다녀보라 하지만
맞다 배우면 그 나마 조금은 그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겠지만
배워 기술을 익히기 보다
그냥 내 맘, 그 날의 내 감정에 맞겨보고 싶은 또 하나의 만용이 아직은 더 크다
오래전 사진을 찾아 그려보기도 하고
오늘은 출근길 도로변에 핀 큰금계국을 내려 찍어보았다
고향이 아프리카이면서도 이젠 우리의 도로변에서
마치 오래전 부터 있어왔던 듯한 야생화가 된 꽃
그의 꽃말은 그를 그대로 닮았다
'유쾌한 기분', '상쾌한 기분'
다른 꽃들의 꽃말과는 어찌보면 낭만이 덜 한 듯하지만
곰곰히 보면 더 그 뜻이 좋게 다가오는 꽃 큰금계국
노란 코스모스라고도 불리우는 큰금계국
어릴 적 그 많던 코스모스길들, 아카시아꽃들은 다 어디갔을까?
출근길
다소 멀어도 청계산을 끼고 돌아 돌아 도심으로 들어서고는 한다
보이는 몇 그루의 아카시아 나무들도 한 창이어야할 꽃들이
초라함을 보여 앞에 앉아 커피한 잔 마시며 웬지 모를 애잔함에
잎 하나를 따 오늘의 행운을 점쳐본다
어릴 적엔 아카시아잎을 따
가지고 싶은 것을 사준다 안사준다
사춘기에 들어서서는
맘속의 누군가를 그려보며 사랑한다 안한다 사랑점을 쳐보곤 했었던 아카시아 잎
시간이란
그냥 흘러만 간게 아니라
내 나이만큼이나 주변도 바꾸어 놓았나보다
뛰 놀던 골목길
반찬이 새 냄새에 번진 도시락가방
버스 운전석 옆의 따스했던 엔진룸이 튀어올라 만들어준 넓다란 판
10장의 버스표를 어떻해서든 11장으로 만들어 자르려 하던 시절
참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오늘은 친구 둘이 퇴근시간에 맞춰 병원으로 오기로 했다
한 강변에 의자놓고 맥주 한 잔하며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가 실없는 농담들 하며 세월의 흐름을 잊으려 하겠지
애들 엄마는 벌써 잔소리다
그 나이들에 한강에 앉았다간 감기들기 쉽상이라고
상쾌한 기분
큰금계국이 아침에 준 그 기분을 오늘 하루는 그냥 가지고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