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있는 친구로 부터 메일이 왔다
민폐가 될 듯해서 강의를 마치고 귀국을 포기하고 홍콩 내에서
이리 저리 그 간 못한 홍콩내 여행도 하고
골목 골목에서 저녁이면 한산함 속에 맥주를 마시는 여유를 즐기고 있다고
홍콩의 soho 거리에서 찍은 사진 한 장과 함께
맥주잔을 들며 웃는 얼굴의 모습
이번 아들이 군 입대라 들어와 챙겨주려했지만,
오히려 괜스레 자가격리하고 가족들에 부담주고
만에 하나라도 입대 앞둔 아들이 염려되어 올 여름은
홍콩에서 그 간 못 본 논문보고, 쓰며 지내겠다 한다
가족에 애뜻함이 강한 친구인데
참 많이 보고싶기만 할 아들과 가족들일텐데
사진속 미소가 웬지 쓸쓸하게만 보인다
그러고, 보니 그 친구와 soho거리를 거닐 때는 나도 그도
중년을 바라보는 40대초반이었었는데,
사진 속의 그는 웬지 더 나이가 들어 보인다
마을의 초입에 서 있던 장승들
마을의 수호신으로 기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길을 걷는 나그네에겐 마을에 들어섬을 알려주어
이 마을에 함부로 들어오려 하지 말라고 경고를 주기도 했던 장승
이젠 마을이란 의미를 잃어서인지
생뚱맞게 어울리지 않는 곳에 놓여 있거나
그 위엄보다는 오히려 장난어린 모습을 보이고는 장승
원래 장승은 무섭고, 괴엄한 표정과 때로는 두려움을 주는 채색을 하고
그 크기도 일반인을 압도할 만큼 커서
위압감과 함께 함부로 범접할 수 없게 만들어 졌었던 장승문화
장승문화는 종교와는 무관한
민간 문화, 때로는 민간의 순수한 마음속 무언가를 비는 민간 신앙의 하나로
산신당이나 서낭당앞에 돌을 쌓고
색색의 끈들을 이어 이어 귀신으로 부터 지킴을 받고
질병으로 부터의 보호를 기원하던 곳
과거의 유행성 질환들이라면 한 나라에서도 어느 한 지역에
금줄로 예방을 할 수 했었다지만
지금의 유행성 질환은 국경을 무시하며 퍼져버린다
다시 장승의 근엄함을 마을에 세우고, 솟대로 그 퍼짐을 막고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정화수 한 그릇 앞에 두고 빌던
힘은 없지만, 그 정성은 하늘을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이의 마음속에
경건함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해 주었던 그 시절
중국에서, 일본에서 다니던 환자분들이 들어오지를 못한다
일본에서 다니던 성조숙증 아이는 차라리 다음 달에는 당분간 귀국하여
한국에서 지내겠다하신다
세계를 동시에 떨게 만든 바이러스의 항변
우린 그 항변만을 들을 뿐
항변을 하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돌아보고 있는걸까?
아마도, 치료제와 백신으로 이번 바이러스의 항변은 넘긴다해도
아마 더 큰 파도가 또 다시 덤쳐온다면?
산을 깍아 아파트촌이 들어서고, 재개발로 하늘 높게만 올라가는
아파트속을 통해 출근을 하다보면 맘이 무겁고 답답해진다
그냥 두면 안되는걸까?
신도시가 그리 들어서고 있건만, 수십년째 부동산
자기 집마련에 대한 이야기는 더 멀어져만 가고 있는건 아닌지
웃는 장승
사람에 다가온 장승에게 우린 오히려 의지할 곳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