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인에 의해 거리의 흔하게 보던 풀과도 같던 꽃 하나
그 풍성함으로 인해서 일까?
꽃말도 다산과 풍요를 말한다 하니 모습과 어울리는 듯도 싶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농대 교수의 말이지 틀리지야 않겠지
엄밀히 따지면 접시꽃은 꽃의 한 종류가 아닌 풀의 한 종류로 보아야한다고 한다
아욱과에 속하는 풀에 피는 꽃
세상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던 것도 어떤 계기로
그 의미를 가지고 평소 지나치던 것도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든다
접시꽃이 그랬고
연탄재가 그랬고
생각해보면 아마도 많은 것들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그 의미가 부여되어지고
없던 것이 아님에도 다시 태어난 듯
우리 곁에 다른 모습과 의미를 담아 찾아오고, 우리도 이를 새롭게 바라봄을
의미를 가진다는 뜻
그건 그냥 그 자리에, 그 시간대의 일들은 그 시간대에 그냥 그대로 일어났던 것인데
푸라하성 뒤 카프카가 그의 생 마지막까지 글을 쓰던 글방
그 곳에서 성의 마지막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한다
두명이 들어가기도 버거운 아주 좁고 작은 집이라기 보다 방하나가
역시나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좁다란 골목안에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은 카프카를 느끼려함인지
줄을 서서 그 집을 들어갔다 나오고를 이어 이어 한다
단체 관광객으로 깃발아래의 분들중엔
카프카의 글을 읽은 분들은 얼마나 될까?
아니, 카프카가 누군지 지금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건 아닐지
방안에는 카프카가 글을 쓰던 책상과 의자
그리고, 그가 보았었던 책들일까?
책 몇권과 소소한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이 놓여져 있다
아마도,
그 방안에 카프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면
아니 바로 그 옆의 다른 집들은 작고도 누추한 가난의 골목으로만
보일 뿐이건만
그 의미라는 것
대학을 들어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항상 같이 하다
그는 유학길에 오르고, 나는 본과의 바쁨 속에 자연히 잊혀져 갔었던
그냥 익숙해져서 미쳐 느끼지 못했던, 설레임
유학을 말할 때도 덤덤하게 말하고
큰 느낌없이 부럽다는 말을 했던 듯 싶다
떠나고 떠남을 보내는 그 때는 서로 의미를 잘 몰랐던 듯
단지 좀 멀리 있고,
연락이 불편해지는 정도이지 헤어짐이나 볼 수 없음에 대해
크게 생각지를 못했었던 듯
하지만, 그게 우린 마지막 같이 있음이었었는데
그 때는 그런 의미를 서로 부여하지 않았었던 듯 하다
아니 나만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막 본과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이론위주에서
실제 의사로서 해야할 것들에 대한 내용의 수업으로 바뀌고
실습을 앞둔 불안감에 쌓여 있었을 때이니
시험으로 도서관에 있을 때면 먹을 것과 졸지 말라고 아이스크림이나 물수건
시험전날엔 필통안의 필기도구들을 새것으로 바꿔 놓고 가던 그 아이
자장면이나 비빔밥을 먹을 때면 본인이 비벼주어야만 했던 아이
집에 데려다 주고 잘 돌아왔다는 전화를 잊으면 불처럼 화를 내던 아이
사실, 멀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우린 서로에 대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지는 않았었을까?
그냥 대학입학부터 습관처럼 함께 곁에 있던 자연스런 누군가로
의미는
본과 3학년 첫 기말고사, 병원실습을 앞둔 마지막 시험에서
내게는 다가왔었는데
어느 순간 혼자인 듯한 외로움
불안감, 어딘가 기대고 하소연하거나 힘듬을 풀어 놓을 곳이 없어 졌음을
졸릴 때 빌릴 어깨가 없이 텅 빈 병원 대합실의 쇠의자위에 앉아 졸다
한 순간, 문 듯 문 듯 참 보고 싶었었다
후회가 됐었다.
지난 시간의 너무도 담지 못했던 의미들에 대해
의미
그건 그냥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
내게 소중한 이야기가 담기고 나면 곁모습과는 다른 것이 되버리나보다
이상하고 나쁜 건 사람에 대한 의미와 추억은 편할 때보다
힘들고, 아플때...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좋아하던 음식과 노래, 풍경속에서 더해지고
뭔가 맘속의 답답함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면 더 그리워진다
내 주관에 따라 그리움이 더해짐을 보면
내게 그의 의미는 너무 이기적인 것인가보다
재미난 건 이제 육십을 바라보는 지금 내 나이가 아닌
언제나 그 아인 그져 유학을 떠나기 전의 이십대 초반의 모습으로만
남아 있으니 그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