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정동길 나들이
한 골목안 참 오래된 추어탕집은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 집에서의 인연들이 하나 둘씩 기억이 나면서
아내에게 그 때는 어떤 사람들과 추어탕에 낮술 한 잔도 하며
일상의 고됨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는데
그 때 함께하던 한 분의 나이가 어찌 됐었던가를 궁금해하자
뭘 그러냐고
그냥 핸드폰에 이름 석자 적으면 나올 것을 하며
이규형감독 이름을 치더니 아무 답이 없다
왜?
그래도, 한 시절 풍미하던 분인데 안나오나 보지 하고 넘어갔지만
집에와서 찾아보니 금년 봄에 돌아가셨다
향년 63세
언젠가 아내가 내게 한 말이 있다
당신이 알고 또 함께 하던 친구나 인연들은 뭐 그리 돌아가신 분들이 많냐고
자꾸 만 그 생각 속에 빠져들지 말라던 말
좋아하는 곡이 하나 있다
한 때는 중국 북경내 한 대학에 한 달에 2번은 강의를 나가고는 했었는데
그 때 노래방에서 내 부를 수 있었던 유일한 곡
'청해일성소'
소호강호라는 영화의 OST로 알고 있다
강위를 떠도는 배위에 한 때는 강호의 고수들이었으나
흐르는 세월 속에 이젠 다 잊고 물위를 흘러만 가는 두 노인
'푸른 파도에 한 바탕 웃는다
도도한 파도는 해안에 물결을 만들고
물결따라 떴다 잠기며 아침을 맞네
푸른 하늘을 보고 웃으며 어지러운 세상사 모두 잊는다
이긴자는 누구이며 진자는 누구인지 새벽 하늘은 알까
.............
만물은 웃기를 좋아하고 속세의 영예를 싫어하니
사나이도 그렇게 어리석고 어리석어 껄껄껄 웃는다
........'
하긴, 지금이라는 시간은 모두에게 의미와 중요함, 심각함과 다툼을 주며 의미있다 전해주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그 의미가 적어지고
아픔과 얻음에 대한 승리감도 별거 아닌 지난 일이라 말해주건만
물만 흐르나
시간만 흐르나
결국 그 속에 나도 있건만
오전 진료가 없는 월요일 아침
강아지들과 어울리며, 12년을 나와 함께 했으니 너희들 나이도
이젠 함께할 시간보다 떠날 시간이 더 가깝겠다는 맘에 한 마리씩 안아준다
내게 안겨 조금이라도 몸을 밀착하려 고개를 파고드는 그 둘은 이미 식구가 되었나보다
아침에 보고, 퇴근 저녁에 보건만
마치 이산가족이라도 만난 듯 어쩔 줄 모르게 반기는 그 들
인연이란 시간속에서 익어가기도 하는 것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