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현금을 타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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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絃琴을 타다'


도연명은 악기를 연주할 줄 몰랐지만,

술 한잔에 맘이 차오르면 줄없는 거문고,

무현금을 어루만지며 마음 속의 음악으로 스스로를 달랬다 한다


나는 달리지 못해도

초원의 너를 보며 대신 달려주기를 바라건만

사람들의 손에 길들여지고

메여짐에 익숙해져 버린 너는 달리지를 않으려하나보다


어린 코끼리를 작은 나무에 묶어 두면

자라서도 그 큰 힘으로 작은 나무하나 뽑을 자신을 가지지 못하 듯

세상은 우리도 그리 길들여오고 있는건 아닐까?


딸아이에게 메시지가 왔다

다니던 직장에 대한 회의감에 대한 갈등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라 했다

내일의 걱정으로 오늘을 다스리지 말라고


살아보니

오늘을 다스려도 올 내일은 결국 오지 왔던 듯하다


미리 준비를 해 둔다해도

어차피 올 것들은 그 역시 준비하고 내게로 왔던 것은 아니었던 것일까?

때론, 전혀 생각못했던 것들도

인생의 시간 그 어느 모퉁이에선가 튀어나오고는 했었다


젊음이 가장 부러운 것은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을 나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게

얄밉게 부럽다


땅위를 거칠게 달리고

묶인 나무를 우습게 뿌리채 뽑아낼 수 있어도

묶임에 익숙해져 버리기엔 젊음의 시간들은 아깝다


연주할 줄 모른다면 줄 없는 거문고를 마음으로 타던 도연명의 마음으로

오늘도 그냥 못 그려도 내 맘속의 그림을 그려본다

사진을 찍어 놓기보다,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 또 다시 그려본다


할 수 없는 것도 너무 많은 인생속의 많은 일들

못 한다 해도

내 할 수 있는 것이라도 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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