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부인, 미스사이공 그리고 전쟁의 상흔
우화에 나오는 얘기던가?
아이가 잘못을 할 때마다 아버지는 집 뒤 나무에 못을 하나, 둘 박으며
가르침을 주었다
바른 일을 할 때마다 박혀진 못을 하나 둘 뽑아냈지만,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야 아버지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박혔던 못을 뺸다해도 그 흔적은 남는다는 것을
흉터란 상처를 이겨냈다는 뜻이라 했던가?
전쟁은
인간의 본능일까?
아니면, 오만일까?
전쟁으로 다치는 이는 전선의 젊은 군인도 아프지만,
전쟁과 무관한 민간인들
그리고,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정해진 뒤라면 더더욱
사회속에 버려지 듯 던져진채 본인도 피해의 희생자임에도
남겨진 아픔속을 떠돌아야만 하는
특히, 여성들에서 더 많은 짐들을 떠 안게 되는건 아니었을까?
민초들의 고통과 갈등, 쪼개지고, 자체내의 혼란은 더 커져만 간다
이미, 우리도 겪었고
가해자가 되기도 했었던 전쟁
수 많은 전쟁뒤의 상흔들을 보여온 역사
푸치니의 나비부인
과거의 전쟁은 승자가 패자국의 백성들을 노비화하였으나,
현대의 전쟁에서 승자는 패자국에서의 전리품으로 어떠한 것을 가져갈까?
아니, 어쩌면 승자의 전리품에 앞서 패자 스스로 벗어나고픈 욕망이 강한 것일지도
나비부인만이 아닌 우리의 전쟁뒤에도
양공주라 불리던 가여운 이들의 탈출구는 미군들을 따라
그 들의 본국으로 같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뭐가 그리도 깨끗하고 당당하게 살아왔는지는 몰라도 서슴없던 손가락질속에
이미 그들은 이 곳이 고국이 되기엔 아픔이 너무 많이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명문가의 딸에서 패전후 게이샤가 된 쵸쵸상
나가사키에 주둔하던 미해군중위 핑커톤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본국으로 송환된 핑커톤, 곧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3년뒤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지켜지지만
그와 함꼐 배에서 내리는 것은 그의 아들과 함께 미국인 아내 케이트
모든 것을 깨달은 쵸쵸상은 아들을 게이트부인에게 맞기며, 자결의 길을 택한다
믿음, 아마도 쵸쵸상이 보인 믿음의 바탕에는 패전국 일본에서의 벗어남
명문가의 딸에서 게이샤로의 추락에 대한 탈출구를 찾고자 하는 마음의 갈망도
함께 했을 것이기에 점령자로서의 핑커톤의 거짓만을 탓할 수는 없을 듯하다
만약 쵸쵸상이 백인여성이었다면, 핑커톤이 그리도 쉽게 약속을 할 수 있었을까?
전쟁이 만들어 놓은 상흔의 가장 큰 것은
이러한 것이 아닐까?
한 쪽이 바라보는 다른 한 쪽, 그 둘은 서로 마주하고 있어도 다른 것을 본다
나비부인의 성공뒤 뮤지컬화된 미스 사이공
오페라 만큼, 아니 오히려 더 울림을 주는 무대
베트남 전쟁속 베트남 여인 킴과 미군 장교 크리스의 사랑
둘도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지만
미군 장교인 크리스는 홀로 귀국길에 오른다
아니, 나비부인과 달리 킴과 함께 떠나려 애를 쓰는 크리스
하지만, 패전후의 철수는 그의 뜻과 같이 이루어지지를 못한다
후반부들어서면서 인물들간의 성격은 나비부인과 미스사이공에선 많은 다름을 보인다
점령국마다 첩을 두고 다녔던 나비부인속의 핑커톤,
돌아와 마주한 그의 모습에 자결을 택한 순종적인 쵸쵸상과는 달리
미스사이공속의 크리스는 함께 돌아오지 못한 킴에 대한 죄의식에 시달린다
킴도 몸을 파는 것도 불사하며 아들을 지키고,
아들이라도 아버지에게 보내려 희생을 하는 강한 엄마의 모습을 보인다
이별을 예감하며 베트남이란 한 공간에서 부르던
'The Last Night of Thr World'
같은 무대위의 다른 나라
미국과 베트남이란 공간속에서 서로를 그리며 부르던 킴과 크리스의 듀엣곡
'Sun anf Moon'
크리스의 아내가 되지만, 킴을 이해하려 애쓰면서도 괴로워하는 엘렌과의 듀엣곡
'I Still Believe'
무대위 헬기의 굉음과 함께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넘버들이
하나 둘 가슴속에 담겼다가 떠오르는 오페라와 뮤지컬
'나비부인' 과 '미스사이공'
멀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 다시 그 무대앞에 앉을 수 있겠지?
사실 냉정하게 본다면 두 작품은 다 백인우월주의, 승자논리를 바탕으로 했지만
무대와 음악의 힘으로 이를 덮고도 남는 작품으로 오래도록 우리 곁에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