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떄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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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잘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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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요 몇일
아니, 몇년 이어오던 것들이지만
조금 더 힘들어진다
무기력감
퇴근후의 물리치려 뿌리쳐도 벗겨내기 힘든 아교의 흔적마냥 한 쪽에 들러 붙어 버린 무언가가 싫어 술 한잔에 취해 그냥 쓰러지듯 침대에 내 몸을 쏟아내더라도 아침이면 의무감에 그냥 내가 아닌 듯, 아니 난 나 아냐하며 몸이 어떠하든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었는대...
아침에 눈을 뜨면 6시에서 15분사이
뒤적인다
침대위에서 몸을 일으켰다가 다시 눕는다
마지막, 출근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시간까지
습관처럼 출근하면 집어드는 책 한권
오늘은 하필 기형도였을까?
젊어 그의 시는 참 좋은 안주였었는대,
나이들어 그의 시를 다시 접하니, 젊어서의 그는 비겁했던 듯 싶다
그의 글이 진정 그의 맘에서 나왔을까?
그져 감성에 겨워 쏟아낸 토해낸 언어들이었을까?
인터넷에 쓰여지는 글
저녁이면 자기 전 일기장에
술에 취했을 때는 나중 나도 해석이 어려운 난해한 악필의 글들
정화하지 않고, 쏟아내는 글들
어느게 내 맘의 글들일까?
정화되지 못한 글이 내 글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건 그냥 푸념이거나, 한탄에 지나지도 않을 수 있으니
따스한 가슴에
아니, 억새가 널린 뻘처럼 조금씩 내 무게감에 빠져드는 곳에 의자를 두고 눕듯이
한 없이 움직임없이 돌상처럼 머물고 싶다
56년의 시간
대학졸업, 아니 입학후 단 한 번도 내게 나 스스로 이기적인 나만의
시간을 준 건 얼마나 될까?
작은 것에도 질타와 눈치를 보면서 한 것도 없이 내 뭔가를 잘못한 듯이 살아온 듯한
홀연히 떠날 자신도 없는 미숙한 나, 그런 내가 밉다
내겐 내가 어디있을까?
한 나이드신 분이 오셨다
약이름을 대고 몇알만 달라신다
대학병원에서 진료중이고 약을 타시는대, 오늘 놓고 나오셔서 그냥 그 부족분만 달라신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달라신다
이미 처방받아 중복된 약들이라 보험적용에 어려움을 말하니 이상한 어투의 답이 돌아온다
이제 그 만 둘 때가 된건가?
그래도, 적어도 이름 석자 닥터로서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는대....
그 마져도 사라지기 전에
점심시간
습관처럼 잠에 취했다가 깬다
아침일까? 오후일까? 적응의 시간이 또 필요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