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서였을까?
오랜만에 누군가를 불러 가볍게 술한잔을 했다
적지 않은 시간 술을 멀리해서였을까?
막걸리 몇잔에 취기가 올라온다
비 때문이었을까?
취기 때문이었을까?
지금의 이야기보다 옛이야기를 몇시간 나누었나보다
대학시절의 이야기
그 시절의 친구들이야기
어즙잖게 술자리에서 멋부리며 떠들었던 주제들에 대해
경복궁앞의 정독도서관은
중학교부터 대학시절까지 참 많이도 머물렀던 곳이다
정원이 잘 꾸며져 있던 정독도서관
정원에들 모여 공부겸 서로에게 퀴즈로 지친 몸과 맘에
탈출구를 찾던 시절
지치거나, 한 여름 더위를 피해
그 아래 프랑스문화원을 들리면 적은 비용으로
옛 영화, 개봉관에서 볼 수 없었던 영화들을 접하고는 했던 시절
영화를 보고, 인사동으로 ...
때로는 무교동이나 조금 더 걸어 허리우드극장밑의
저렴한 주점들에서 취하면서 떠들던 친구들
그 시절의 내게
지금의 내가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
어제 나온 말중하나
넌 그 때로 다시 간다면?
지금 이 길을 갈거니?
솔직히, 예전에 비해 나이들고 사회라는 것을 알아갈 수록
그 답에는 자신이 없어져간다
내가 온 길들의 의미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그래도, 그 때는 뭐나 되는 듯한 의미들을 담아
취기속에도 자존심을 세우며 핏대를 세우던 시절도 있었던 듯한데
십년뒤에 배달되어지는 편지가 있다면
지금 써서 우체통에 넣어둬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