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집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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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언젠가부터 모임을 거의 나가지 않게 되고

만남도 퇴근시간에 진료실로 찾아오는 몇몇 친구들과의

가벼운 자리이외에는 거의 없었던 듯 싶다


지난 해의 의료적 갈등속에서의 이견들로

그 간 몸담아있던 학회들의 직책도 다 내려놓고

발길을 끊고보니

직업에 연관된 고리도 이젠 거의 없어진 듯


어제 진료실을 찾은 선배가

너 보기 참 어렵다며 운을 뗀다

처음엔 걔 또 안나왔어에서, 이젠 안나와도 찾는 이 드물어졌다하니

어찌 보면 자유러워진 듯하기도 하면서도 쓸쓸하기도 하다


어제도 퇴근후 걸었다

앞산을 반 쯤오르니 해가 져 어둑어둑해진다

사람도 없어 마스크에서 해방되어 좋다

바위에 앉아 하늘을 보니 어둡다

비가 오려나?


사람이 나이가 들면

해야하고 필요로 하는 일이 있어야하고,

경제적으로 궁핍함을 보이지 말아야하고,

추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건강해야하고,

함께할 사람들이 있어야한다했던가?


한 때는 꿈을 꾸었었다

한 가수의 노래가사와도 같은 저 푸른 초원위의 집

이젠 그런 집이 아니라해도 밝은 대문이 열리면서

활짝 웃으며 따스하게 맞아주는 가족들을

나이들어 다른 것들보다 더 앞에 두어도 되지 않을까?


내 느낌만일까?

살아가는 공간들이 더 좁아지고, 혼탁해지는 느낌이다

답답함속에 해가 지는 산을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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